[월드투데이=심재민 기자] 
최근 인천·경기도 지역에서 집단 발병한 세균성 이질의 원인으로 중국산 김치를 주목했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인천·경기도 지역에서 개별적으로 4건의 세균성 집단 감염이 확인됐다고 3일 밝혔다. 일정 기간 이상 설사·고열·복통 등 이질 증상을 경험한 사람은 모두 311명이었고, 이 가운데 82명이 실제로 이질균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이질 증상이 나타났지만 검체를 체취한 시기 등에 따라 균이 확인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그러나 양성 판정 규모로 미뤄 유증상자의 대부분은 최근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해 보통 100~300명의 이질 발병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나, 절반 이상이 동남아 등 해외에서 감염된 환자가 국내로 들어온 경우이고, 산발적으로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다. 이번처럼 국내에서 이질이 집단 발병한 사례는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중국산 배추김치 제품를 유력한 감염원으로 추정하고, 칭다오자이·칭다오우창·린이아진 등 3개 중국 김치 제조업체의 명단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통보한 상태이다. 4건의 집단 이질 발병 의심 사례에서 이들 3개 중국 업체의 김치가 확인됐고, 일부 업체 김치는 2건이상에 공통적으로 사용됐기 때문이다.

아직 이들 업체의 김치에서 이질균을 확인하는 실험실 조사는 끝나지 않았지만, 식약처는 예방 차원에서 이들 제품에 대해 잠정 판매 중지 조처를 취했다.

최종 검사 결과가 나오면 역학조사 전문가들의 의견 수렴과 식품위생심의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회수·폐기 또는 판매중지 해제 결정이 내려질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 세균성 이질에 효과가 있는 백신은 없으나, 비누로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만큼 각 개인이 위생에 더 신경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질은 이질균(Shigella)에 감염돼 설사·고열·복통·오심(울렁거림)·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병으로, 보통 4~7일안에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10~100개의 매우 적은 이질균만으로도 발병하며, 주로 물이나 식품을 통해 전파된다. 따라서 음식을 만들기 전, 변을 본 뒤에는 반드시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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