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5일 오후 4시를 기해 사상 첫 초미세먼지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지난 3일 서풍을 타고 날아온 중국발 오염물질이 안개와 섞여 대기 중에 오래 머문 가운데 5일 오후 들어 서울을 중심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더 짙어졌기 때문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전날 예보를 통해 이날 오전에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예측될 뿐 하루평균 '보통'(81∼120㎍/㎥)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예보는 터무니없이 빗나갔다.

기상청이 측정한 서울 전역의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오전 1시 153㎍/㎥를 기록했다가 오전 8∼10시 120㎍/㎥로 떨어졌다.

그러나 오전 11시 131㎍/㎥로 다시 오르기 시작해 오후 2시 현재 163㎍/㎥까지 치솟았다.

이는 예보 등급상 나쁨(121∼200㎍/㎥)에 해당하며 국내 대기환경기준인 하루평균 100㎍/㎥를 1.5배 이상 초과한 것이다. 호흡기 질환자나 노약자는 물론 일반인도 장기간 실외활동을 자제해야 하는 수준이다.

오후 2시 현재 서울 강남구의 미세먼지 농도는 155㎍/㎥로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다.

관악구·마포구·양천구(149㎍/㎥), 중구(144㎍/㎥), 강서구(143㎍/㎎), 도봉구(142㎍/㎥), 노원구(140㎍/㎥), 구로구(138㎍/㎥), 광진구·동대문구(138㎍/㎥), 중랑구(135㎍/㎥), 은평구·용산구(131㎍/㎥) 등 대부분 자치구도 '나쁨' 등급으로 나타났다.

오전부터 서울을 뒤덮은 안개도 오후 2시 현재까지 가시지 않고 있다. 서울 종로구 송월동에서 관측한 가시거리는 옅은 안개 수준인 2㎞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예보가 이처럼 빗나간 이유에 대해 환경과학원은 대기가 안정된 상태에서 안개가 많이 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기상청의 한 전문가는 "중국발 오염물질이 바람과 함께 남쪽으로 내려갈 것으로 당초 예상했으나 대기가 안정되면서 대기 중에 오염물질이 계속 남아 미세먼지가 고농도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약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바람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대기가 안정돼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 오래 떠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중국 쪽에 중심을 둔 고기압 가장자리에 우리나라가 놓여 있어 바람도 약하고 대기가 상당히 안정됐다"며 "안개까지 짙게 껴 사실상 고체 성격을 띠는 오염물질이 물방울(안개)에 달라붙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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