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명화의 극장 ‘성난 황소’ 주먹에 얽힌 참담함 ‘끝내 구원 받을 수 있을까?’[사진/‘성난 황소’영상 스틸 컷]

[월드투데이 박용복 기자]

영화 ‘성난 황소’는 제이크(로버트 드 니로)가 끝내 구원 받을 수 있을까?로 시작이 된다.

옛말에 '주먹으로 흥한 자, 주먹으로 망한다'고 했던가, 한때 최고의 복서로 날렸던 제이크는 삼류 술집에서 스탠딩 코미디를 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제이크 라 모타의 실화를 토대로 한 ‘성난 황소’는 단순히 복싱 영화가 아니라 가슴 깊이 내재된 성적 불안감과 질투로 마비된 한 남자의 내면을 복싱을 통해 그려낸 작품이다.

주인공 제이크에게 있어서 링 위에서 얻어맞는 것은 고해성사이자 참회고 죄를 사함 받는 의식이며, 동시에 상대 선수를 때리는 행위는 단순한 공격이 아닌 분노의 표출이고 형벌이다.

도가 지나친 폭력성과 의처증으로 아내와 동생 모두 곁을 떠난 그에게 남은 거라곤 과거밖에 없다. "내가 그땐 말야..." 거울 앞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퇴물 제이크. 수차례 얻어 맞은 주먹에 망가진 얼굴과 비대해진 몸뚱이로 버티고 선 그는 끊임없이 되뇌인다. "내가 최고야." 라고.

이에 대해서 한 영화 평론가는 “말끔하게 스크린 속에 복원된 ‘성난 황소’를 본 것만으로도 큰 감흥이 일었다. 가장 아름다운 오프닝 장면으로 손꼽히는 쉐도우 복싱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무엇보다 활기 찬 움직임을 보여주는 카메라와 한 프레임도 자를 곳 없는 완벽한 편집. 찢어진 눈썹 사이로 분수처럼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 등 과장된 폭력이 찔끔찔끔 몸의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것 역시 압권이다”고 밝혔다.

한 편 이영화는 스콜세지의 영화 속 남자들은 그가 개새끼건 소새끼건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연민의 구석이 있는 것 같다.

더러운 도시를 비처럼 씻어 내고 싶은 불면증 히어로 트래비스(‘택시 드라이버’), 납치극까지 벌이며 관객 앞에 서고 싶은 비운의 아마추어 코미디언 루퍼트(‘코미디의 왕’) 등 뒤틀린 욕망을 품은 남자들의 처연한 몸부림이 담겨 있다.

‘성난 황소’ 줄거리 & 결말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0년대 초반. 제이크 라 모타는 미들급 복싱 챔피언 타이틀을 노리는 복서다. 그는 당대 최고의 선수인 슈거 레이 로빈슨과 대결 끝에 판정패하는 고배를 마시지만, 슈거 레이 로빈슨이 입대한 후 경기에서 6연승을 하며 승승장구한다.

그러나 어린 아내 비키에 대한 비정상적인 질투와 의심, 그리고 마피아와의 커넥션은 제이크를 점점 수렁으로 빠뜨린다. 미들급 챔피언 자리에 오른 후에도 그는 아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끝내 동생인 조이마저 의심하게 된다.

조이와 척을 진 이후 제이크의 경력은 서서히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한다. 결국 1951년, 그는 슈거 레이 로빈슨에게 미들급 챔피언 타이틀을 빼앗긴 은퇴를 선언한다. 그 후 부인 비키가 이혼과 함께 아이들의 양육권까지 모조리 가져간다.

혼자가 된 제이크는 미성년자를 자신의 클럽 손님들에게 소개시켜줬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수감된다. 나락으로 떨어진 제이크는 뒤늦게 동생 조이와 어색하게 화해한다. 그로부터 수 년 뒤인 1964년, 제이크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서 새 삶을 시작한다는 내용이 한편으로는 인생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영화다.

한편 이 영화의 감상평은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성난 황소'는 영화 초반 살이 엄청 찐 드 니로를 보고 관객들은 놀란다. 이 영화를 위해 살을 찌웠다 뺐다 했는데 역시 드 니로임... 드 니로가 나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다시는 드 니로의 젊은 모습을 못 보는 게 너무 아쉽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