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퀴아오 아내 눈물 펑펑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월드투데이 임지환 기자]

전 세계를 흥분으로 몰아 넣었던 파퀴아오-메이웨더 경기는 쫒는자보다 도망다닌 자의 승리로 끝나자 필리핀 전역은 통곡으로 변하였으며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는 등 후폭풍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가 끝난 직후 매니 파퀴아오의 아내 징키 파퀴아오는 눈가에 눈물을 훔치며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의 손을 들어준 심판에게 불만을 드러냈다.

▲ 파퀴아오와 아내 징키 파퀴아오
징키 파퀴아오는 3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세계복싱평의회(WBC)·세계복싱기구(WBO)·세계복싱협회(WBA) 통합 웰터급 타이틀매치에서 메이웨더에게 남편이 심판 전원일치로 판정패하고 난 뒤 “승자는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메이웨더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말 경기는 심판 한 명은 118대 110, 두 명은 116대 112로 모두 메이웨더에게 높은 점수를 매겼다.

파퀴아오가 쉴 새 없이 주먹을 휘둘렀지만 승리로 이어질만한 결정타는 메이웨더에게 있었다는 판단이다.

경기가 끝난 이후 파퀴아오는 “메이웨더에게 여러 차례 펀치를 꽂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메이웨더는 “나는 계산적으로, 파퀴아오는 거칠게 경기했다”며 경기를 중심으로 불거진 졸전 논란과 파퀴아오의 불만을 반박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1라운드에서 양 선수는 공이 울리자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가져갔다. 메이웨더는 왼손 잽을 통해 파퀴아오와의 거리를 쟀고 다소 가드를 올리며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파퀴아오 역시 섣불리 공격을 시도하지 않은 채 탐색전을 이어갔다.

▲ 경기가 끝난 후 눈믈을 보인 파퀴아오 아내 징키 파퀴아오
2라운드에서도 역시 두 선수는 신중한 경기 운영을 이어갔다. 파퀴아오가 펀치를 시도하면 메이웨더는 특유의 클린치를 통해 빠져나갔다. 이때 관중들의 야유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두 선수는 3라운드부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메이웨더는 피하면서 카운터 펀치를 노렸고 파퀴아오는 계속해서 근접전으로 몰아갔다.

4라운드에서 파퀴아오는 메이웨더를 코너에 몰아넣고 콤비네이션 펀치를 시도했다. 1분 20여초를 남긴 상황에서 파퀴아오의 왼손 훅이 들어가자 메이웨더는 휘청했고 파퀴아오의 바디샷이 이어졌다.

이에 앞서 47전 47승(26KO)을 거두며 ‘무패의 복서’로 군림하고 있는 메이웨더와 64전 57승(38KO) 2무 5패로 8체급을 석권한 파퀴아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커리어를 기록하고 있어 대결에 앞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두 선수의 상반된 성격과 역시 회자됐다. ‘머니’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메이웨더는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자극적인 발언을 일삼는 반면 ‘팩맨’ 파퀴아오는 온화한 성격과 아낌없는 기부를 통해 자국 필리핀에서 국회의원으로도 활동 중이며 아내 징키 파퀴아오 역시 남편의 뛰어난 내조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 같이 경기가 싱급게 끝나자 파퀴아오측이 재경기를 요구하고 나설 것으로 보여 빠르면 오는 9월 다시 재경기가 펼쳐질지 주목된다.

▲ 경기모습 파퀴아오가 메이웨더를 몰아 붙이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문난 잔치에 볼 것 없었다. 두 선수 모두 더 많은 유효타를 꽂아 넣는데 급급했다. 파퀴아오의 트레이드마크였던 저돌적인 공격도 온데간데없었다. 아쉬움이 깊이 묻어나는 경기였지만, 'CBS스포츠'는 경기가 끝난 후 "파퀴아오와 메이웨더의 맞대결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 매체는 또 점누가의 말을 빌려서 "더 이상 싸울 이유가 없다. 3일 경기가 끝난 후 둘은 서로에게 의미가 없음을 느꼈을 것"이라며 "메이웨더는 이제 로키 마르시아노의 49승 무패 기록에 단 한 경기를 남겨 놓고 있다. 다음 경기에는 오늘만큼 대전료도 걸려 있지 않을 것이다. 굳이 파퀴아오를 만날 이유가 없다"고 그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이제 메이웨더는 '파퀴아오를 꺾었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파퀴아오는 경기가 끝난 후 판정에 불만을 가지며 "내가 더 많은 유효타를 넣었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재경기 의사를 드러냈지만, 오는 9월에 있을 메이웨더의 상대는 파퀴아오가 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 현지 언론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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