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 낮엔 장관, 밤엔 총리 후보 핫 이슈

[월드투데이 이상규 기자]

24일 연휴 기간에도 현직 장관이면서 총리 후보자인 황교안 법무 장관의 희한한 2중 생활이 정가의 화제이다.

평일 낮에는 법무 장관에 치중하고 밤과 주말엔 총리 후보자 노릇을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데 여러모로, 김황식 전 총리와 닮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에 앞서 국무총리 지명 다음 날인 지난 22일 황교안 후보자는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고 이는 장관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법무부 청사로 출근한 것.

▲ 이중고를 겪고 있는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
그러나 법무부 업무를 쉬는 주말과 휴일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있는 금융감독원 연수원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이는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 이후 처음으로 현직 장관이 총리로 지명되면서 생긴 진풍경이기에 정가의 화제를 몰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여야는 24일 인사청문회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를 두고 날선 대치를 이어갔다.

새누리당은 인사청문회에서 자질과 능력을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철저한 검증을 예고해 황 내정자는 철저한 준비에 들어갔다.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24일 현안 서면 브리핑에서 "박근혜 정부의 연이은 총리 인사 실패와 관련해 '총리 잔혹사'라는 말까지 생겨났는데 이번에도 역시 자격이 없는 후보자를 임명했다는 것은 박 대통령이 민생과 경제를 포기하고 화합이 아닌 분열을 선택했다는 뜻"이라며 "새정치연합은 황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관해 국민의 눈높이에서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또 "황 후보자는 법무부 장관 시절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 수사에 개입해 원세훈 전 국정원장 등의 선거법 위반 혐의 기소에 반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논란에 감찰을 지시해 독립성을 침해했다고 의혹을 받는 등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16억원의 수임료에 달하는 전관예우 의혹, 아파트 투기와 편법 증여 의혹, 병역기피 의혹 등 민생과는 동떨어진 황 후보자가 어떻게 어려운 민생을 돌볼지 의아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법무부가 부장검사 두 명을 차출해 황 후보자의 청문회 지원팀으로 파견시킬 계획이라고 한다"며 "이는 명백한 권한 남용으로 황 후보자는 벌써부터 월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하는 황교안 총리 내정자
이에 앞서 황 내정자는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사무실로 첫 출근했다.

황 후보자는 법적인 문제가 없는 만큼 법무부 장관으로서 업무와 함께 청문회 준비를 병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슷한 사례로 이명박 정부 시절 감사원장 재직 중에 총리로 지명이 됐던 김황식 전 총리가 있다.

당시 김 전 총리는 감사원과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있던 정부서울청사 창성동별관을 오갔다.

김 전 총리는 결재 등 감사원장의 기본적인 업무를 계속 하다가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된 직후 감사원장에서 물러나 전례가 법조인 출신으로 집권 3년 차에 내정된 황 내정자와 김 전 총리는 공통점이 많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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