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격호, 제2롯데월드 상황 매일 직접 보고 받아.. '현재 상황은?'

[월드투데이 박지원 기자]

신격호(93·사진) 롯데그룹 창립자이자 총괄회장이 9순을 넘긴 고령에도 본인의 '숙원 사업'인 제2롯데월드(롯데월드몰)와 롯데월드타워를 매일같이 직접 꼼꼼히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매일 빠지지 않고 제2롯데월드의 방문객과 매출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특히 안전 논란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 겹쳐 최근까지 고전하던 제2롯데월드의 영업 실적이 이달 1일 주차예약제가 풀리고 주차요금이 인하된 뒤 점차 호전되자 신 총괄회장의 얼굴도 한결 밝아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70여개에 이르는 롯데 계열사의 보고에서도 최근 1순위는 주력기업인 롯데쇼핑 등이 아니라 제2롯데월드·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롯데물산이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호텔 집무실에서 계열사 CEO들로부터 보통 하루씩 돌아가며 현황 보고를 받는데 업체 수만 70개가 넘기 때문에 대부분의 계열사들은 2~3개월에나 한번 그에게 보고할 기회가 주어진다.

하지만 롯데물산은 근래 예외 없이 매달 신 총괄회장에게 롯데월드타워의 공사현황 등을 상세하게 보고하고 신 총괄회장도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거나 지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각별한 관심과 애정을 드러내는 사례는 수 없이 많다.

2010년 11월 착공 이후 신 총괄회장은 현장을 수시로 방문했고 지난 2013년 말 고관절 수술을 받고 8개월 만에 현장 경영에 복귀한 곳도 바로 제2롯데월드와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장이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5월22일에도 예고 없이 이곳을 방문해 제2롯데월드 운영 상황과 롯데월드타워 공사 현황을 살폈다. 휠체어를 탄 채 롯데월드타워 79층까지 올라가 직접 현장을 둘러볼 만큼 열정을 보였다.

앞서 지난 4월에는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내년 말 목표)되면 현재 소공동 롯데호텔에 있는 자신의 집무실을 롯데월드타워로 옮기겠다는 뜻도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30년 숙원사업이 완성된 현장에서 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 총괄회장이 이처럼 롯데월드타워와 제2롯데월드 사업에 애정을 쏟는 것은 뿌리 깊은 '관광보국(觀光報國)' 경영 철학 때문이라는 게 롯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 총괄회장이 국내 관광업에 진출한 것은 무려 42년 전인 1973년, 당시 동양 최대 초특급 호텔이었던 롯데호텔을 개장하면서부터다.

1000여객실, 지상 38층 규모의 당시 최고층 빌딩을 짓는데 6년 동안 경부고속도로 건설비와 맞먹는 1억5000만달러가 들었지만 '변변한 관광 상품 하나 없는 고국에서 관광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지 하나로 신 총괄회장은 투자를 망설이지 않았다.

허허벌판이던 잠실에 1987년 결국 세계 최대 규모의 실내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밴처'를 세운 것도 같은 배경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1987년부터 부지를 매입하고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고 결심했을 때 주위의 반대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초고층 사업은 천문학적 규모의 돈이 들어가는 반면 단기간에 수익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나 고궁만 보여 줄 수는 없다. 세계 최고의 그 무엇이 있어야 외국 관광객들을 한국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신 총괄회장의 고집을 결국 꺾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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