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을 하신다구요??' 김무성 대표연설 갸우뚱

[월드투데이]

재벌개혁을 한다는 김무성 대표연설이 의문스럽다. 

김무성 대표는 2일 국회에서 한 대표연설에서 재별개혁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연설에서 "4대 개혁이 국민적인 지지를 받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재벌개혁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후진적인 지배구조와 시장지배력 남용, 불공정거래를 통해 불법적으로 또는 편법적으로 부를 쌓는 재벌들의 행위가 용납돼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김무성 대표는 대표연설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는 "우리나라 재벌은 명과 암이 극명한 부분이 있다. 재벌이 우리 경제를 크게 성장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지만 경영의 투명성과 부의 세습과정에서 어두운 면도 상당히 많다"며 "그것을 투명하게 할 때가 됐고 재벌개혁에 우리 당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김 대표는 "기업을 적대시하는 것이 정치를 잘하는 것이고, 기업 없이도 경제가 돌아갈 수 있다는 일부 세력의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재벌개혁이 반기업정책으로 변질돼서는 안된다"고도 했다.

▲ 사진=NESW1

이게 무슨 말인가. 개혁을 하겠다는 사람이 기업을 적대시하지 않겠다고? 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개혁에는 반드시 손해와 불이익이 생기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도대체 무슨 개혁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특히나 우리나라처럼 기업을 옹호하는 논리가 강한 사회에서는 선명한 피아식별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고도의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도 기존에 형성된 논리의 아성이 흔들릴까 말까인데...반기업정책을 하지 않겠다는 건 현상유지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정치수사라는 측면에서 빵쩜짜리 대표연설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경제민주화를 추진할 때 기업들의 심기를 살피지 않았다. 김종인 이상돈 이라는 개혁적 인물을 선두에 내세워 레토릭의 효과를 극대화했다. 물론 대통령이 된 후 모든 게 원점으로 돌아갔지만 말이다.

김무성 대표연설은 안 하는 것만 못한, 학점으로 치면 0점짜리 연설이다. 하면 하고 말면 마는 것인지, 개혁이미지도 얻고 친기업이미지도 얻는 양다리 김무성 대표연설로는 어림 반푼어치도 없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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