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3일’ 서편제 본고장 ‘보성 영천리 차밭’ 소리 얽힌 ‘동숙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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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3일’ 서편제 본고장 ‘보성 영천리 차밭’ 소리 얽힌 ‘동숙의 노래’
  • 김복희 기자
  • 승인 2016.05.08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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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먼트리 3일’ 대 자연과 함께 사는 여인네의 구수한 판소리 한 대목

[월드투데이 김복희 기자]

8일 KBS ‘다큐3일’은 서편제 본고장 ‘보성 영천리 차밭’에 얽힌 여인네들의 삶과 희망의 소리 72시간을 집중 조명해 화제다.

익히 알려진대로 보성은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고장 중 하나다.

겨울을 이겨낸 가로수들은 푸른 여름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마쳤고 일림산과 초암산 일대 철쭉 군락지를 비롯해 산과 들에서는 푸른 녹음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심한 한파가 없던 겨울을 지낸 탓에 상한 차나무가 적어 올해에는 더욱 싱그러운 녹차밭 풍경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올해 상반기에 개장할 판소리 테마파크는 관광객에게 동편제와 서편제를 아우르는 보성소리를 전할 막바지 준비에 있고, 꼬막으로 유명세를 탄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주무대로 마을 전체를 둘러보는 스토리텔링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보성읍에서 바로 남쪽으로 바다를 향해 내려가다 보면 도중에 활성산 봇재를 넘게 된다. 그곳 산자락에 펼쳐지는 온통 푸른 이랑들, 바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차밭인 보성다원이다.

이곳의 차나무들은 대밭이나 떡갈나무, 오리나무 숲 산비탈에서 이슬 맞으며 자라는 야생 차나무들과 달리 대규모로 인공 재배되고 있는데, 보성은 우리나라 녹찻잎의 90퍼센트를 생산하는 차의 주산지이다. 요즘 기업에서 생산되는 차가 대부분 보성의 찻잎으로 만들어지며 이곳에서 난 차가 다른 지역 차나 야생차로 둔갑해 팔리는 일 웃지못할 일도 가끔생긴다.

보성 영천리 차밭은 1939년에 차 재배의 적지를 찾아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던 일본인 차 전문가들은 여기에서 발을 멈추었다.

차나무가 잘 자라려면 날씨가 따뜻하고 연평균 강우량이 1,500㎜ 이상 되어야 하는데 이곳은 강우량은 좀 모자라지만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가 교차하는 곳이어서 아침저녁으로 안개가 끼어 습기를 보충해 준다.

이곳의 차밭은 일본인 회사인 경성화학주식회사가 1941년에 야산 30정보를 개간하고 인도산 베니호마레 종 차나무를 심으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이 기업식 재배를 시작했을 뿐, 이곳에서 차가 재배된 것은 훨씬 전부터였다. ‘동국여지승람’과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이미 이곳이 차의 산지로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방되고 난 후 보성 차밭은 12년 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1957년에 대한다업주식회사가 설립되어 이 차밭을 사들여 경영하면서 1962년부터는 홍차를 만들기 시작했고 그후 다른 회사도 들어와 차밭의 규모는 점점 커졌다.

1969년에 전라남도가 녹차 생산을 농특산업으로 지정하고 일본산 개량 차나무를 많이 심으면서 차밭은 더욱 넓어져 우리나라 최대 차 산지로서 자리를 굳혔다.

지금은 모두 600㏊의 면적에서 해마다 70여 톤을 생산하고 있는데, 한때는 수요가 적어서 고생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국내 녹차 소비가 많아져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르고 있다고 한다.

차는 가공 방법에 따라 서양 홍차와 같은 발효차와 중국 우롱차 등의 반발효차, 그리고 찻잎을 증기로 찌거나 가마솥에 덖은 후 손바닥으로 비벼서 만드는 차들이 있다.

우리나라 녹차 가운데 화개차나 절에서 소규모로 만드는 것들은 덖어서 비벼 말린 것이지만 보성에서 나는 차는 대량 생산을 위해 증기로 쪄서 만들고 있다.

한편 보성군에서는 1985년부터 해마다 봄철 곡우가 지나면서 시작되는 차 수확철에 맞춰 다향제를 열고 있다. 전국에서 유일한 차 문화제인 보성 다향제는 첫날 다신제를 시작으로 차잎 따기, 차 만들기, 차아가씨 선발, 다례 시범 등의 행사로 이루어진다.

이곳의 애절한 내용은 판소리는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동편제와 서편제로 나뉘는데 보성은 서편제의 고향이다. 동편제가 우렁차고 씩씩하게 부르는 것이라면, 서편제는 애절하고 뒤를 길게 끄는 편이다.

서편제의 비조로 꼽히는 강산 박유전(1826~1906)은 전북 순창에서 태어났지만 주로 보성에 살면서 당시 천대받던 소리를 고집스레 지킨 소리꾼이었다.

그는 만년에 서편제에 동편제의 특성을 끌어 넣어 강산제라는 독특한 소리를 만들었는데, 정응민, 정권진 등 보성 소리꾼들이 그의 소리를 이어받아 불렀으므로 보성소리라고도 불린다. 보성읍 대야리 강산마을은 박유전이 살던 곳이다.

보성읍에서 2번 국도를 따라 장흥 쪽으로 5㎞ 가면 나오는 관등에서 다시 왼쪽으로 웅치 가는 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오른쪽으로 강산마을이 나온다. 강산마을과 보성읍 보성공원에는 박유전을 기념하는 비가 있다. 차밭에서 18번 국도를 따라 수문포 쪽으로 조금만 가면 보성소리를 완성시킨 정응민의 고향인 도강마을이 왼쪽에 나온다. 마을에는 기념비와 그의 묘가 있다.

이날 방송된 72시간 이야기는 차나무가 첫 잎을 피워내는 4월 중순. 이 시기가 되면 영천리 농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진다.

이즈음 수확한 차는 ‘곡우(穀雨)’ 전에 딴다고 하여 ‘우전차’라 불리는데, 향이 좋고 맛이 온화하여 최상품 차로 꼽힌다. 그 이후에는 수확하는 시기에 따라 ‘세작’, ‘중작’, ‘대작’ 등으로 차를 분류하는데, 수확 시기가 늦어질수록 상품가치가 떨어지기에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사연이 동편제의 애절함과 함께 전극을 향해 메아리 치고 있다..
 

<사진출처= 보성 영천리 차밭 모습 (보성군 공보관실 제공>

김복희 기자    bhkim@iworld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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