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홍균 (사)미래지식성장포럼 정책위원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하지만 올해 ‘바다의 날’은 조선사와 해운사들의 천문학적인 손실과 그에 따른 구조조정과 같은 우울한 뉴스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에서 찾는 새로운 희망을 찾을까 한다.

▲ 이홍균 (사)미래지식성장포럼 정책위원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전소에서 버려지는 온배수를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한 것을 계기로 온배수를 수산업, 관광업, 농업에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지난 2월에 경상북도와 경주시, 영덕군과 함께 농업과 관광업에 원전 온배수를 활용하는 협약을 맺은 데 이어 5월 초에 전라남도, 영광군과도 원전 온배수를 활용한 농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전에도 수산업 현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화력발전소 온배수를 활용하여 왔다.

우리나라에서 매년 550억 톤의 발전소 온배수가 바다로 배출되고 있다. 심지어 정부 일부 자료에 따르면 1,000억 톤이라고도 한다. 550억 톤의 통계를 기준으로 할 때, 여기에 포함된 열량이 9억 Gcal에 달하고 이 열량을 가스비로 환산하면 64조 원에 달하는 엄청난 열에너지이다. 이 열량을 생산하는데 1억8,4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 온배수를 그대로 바다에 흘려보내는 것은 해수온도 상승으로 인한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엄청난 낭비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지자체, 발전업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반가운 일이다.

더군다나 이러한 시도들이 더욱 효과를 보도록 하는 기술들이 이미 국내에서 충분히 발전되어 있다. 예를 들어 온배수를 30Km 이상 이동시켜도 거의 열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히트펌프 기술이 있다. 더구나 1의 전기로 10의 에너지를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로 효율성이 높기도 하다. 이런 기술들을 활용한다면 발전소 인근이 아니라도 수상레저테마공원, 농업단지 등을 조성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온배수가 우리나라 농업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이다. 시설원예에 온배수를 이용할 경우 난방비의 60~70%가 절감된다는 데이터가 있다.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과 같은 시설원예농업에서 난방비가 생산비에서 가장 많이 차지한다. 농업이 계절의 제한을 극복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시설원예가 발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난방비 절감이 필수적이다. 발전소 온배수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온배수를 활용한 대규모 시설 원예단지를 조성하여 유기농법으로 약품 원료, 화장품 원료, 건강식품 원료 등의 고부가가치 작물을 생산한다면 중국과 같은 인근 해외시장에 수출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처럼 온배수와 농업이라는 융·복합사업을 하게 되면 원예산업을 획기적으로 키울 수 있다. 요는 발전소 온배수만이 아니라 공기, 태양광, 해수, 도시의 생활하수 등 다양한 열원에서 회수한 열을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정책도 적극 개발해야 한다.

‘바다의 날’에 해양생태계 보호, 관광업 발전, 농업·수산업 발전이라는 융·복합적인 희망을 꿈꿔본다.

※이홍균 = 1962년 경남 거창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인류학과를 졸업한 뒤 국회의원 보좌관,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 특보를 거쳐 2015년 12월까지 2년 8개월 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정책보좌관을 역임했고 이후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광명갑 예비후보로 뛰었고 현재는 미래창조과학부 소속에서 국립과천과학관으로 업무가 이관된 (사)미래지식성장포럼 정책위원으로 있다.

<이 컬럼은 이홍규(사)미래지식성장포럼 정책위원이 2016년 5월 31일 서울경제신문에 기고한 것을 발췌해 원문 그대로 실은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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