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야도, 직접 긁어캔 전복 조개구이 맛 기가막혀
[월드투데이 정새무기자]

소야도에서는 조개가 인사를 하고 광어가 댄스를 춘다면서 사람들은 연신 입을 모아 말했다. 이곳에선 직접 잡아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고...식당이 없다.

연안부두를 출발한 여객선에서 승객들이 내리자, 반대편 선착장에서 5t급 선박인 소야2호가 소야도로 가는 손님을 맞기 시작했다. 소야2호는 소야도와 덕적도 사이를 오가는 ‘셔틀 보트’로 왕복 요금이 1인당 3000원이다.

소야도는 덕적군도(群島)의 섬 중 하나로 큰 갯골을 사이에 두고 덕적도와 500m의 거리에 있다. 남북으로 11.5km에 이르고 동서쪽으로 길이가 짧은데 새의 모습을 닮았다고 한다.

최근 소야도는 갯바위 낚시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 태공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 섬의 토박이 배병복 씨(57), 고광운 씨(46)에게 부탁해 외지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갯바위 낚시 포인트를 둘러봤다. 이날 여정에는 서울에서 트레킹 온 심재근 씨(46)도 참가했다.

소야도 갯바위 낚시의 특징은 낚시 포인트로 가기 위해 산행을 해야 한다는 것. 서해 바다를 조망하며 호젓한 산길을 걸어서 낚시 포인트로 향하다보면 소야도가 왜 무공해 청정 섬인지를 느낄 수 있다.

 

토박이들은 우선 ‘마베뿌리’를 갯바위 낚시 포인트로 추천했다. 선착장에서 마을을 벗어나 언덕 쪽으로 걷다보면 소야리 등산로 입구가 나온다. 이곳부터 등산로를 따라 마베뿌리 해변까지 20여 분 걸린다. 마베뿌리에는 최근 설치된 널찍한 전망덱이 있다.

배 씨는 “마베뿌리 주변의 갯바위 어디든지 낚시 포인트다. 6월 중순 이곳에서 10kg짜리 농어를 잡았다”고 말했다.

소야도에서 잡히는 주요 어종은 농어 우럭 광어 노래미 장어 등으로 씨알이 굵은 편이다. 태공들은 1박 2일 일정으로 바닷가에서 텐트를 치고 대어(大魚)를 꿈꾼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다 갈림길 현상이 일어나는 소야도∼가섬∼간데섬∼물푸레섬도 갯바위 낚시 명당으로 꼽힌다. 하루 2차례 바다가 갈라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해안가에서 물푸레섬까지 1km에 불과하지만 아름다운 주변 경관과 어우러져 이국적인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대어를 꿈꾼다면 좀 더 어려운 산행을 감수해야 한다. 큰말 해변 마을 끝에서 해변을 따라 딈배여??갯바위 낚시 포인트)로 가는 산행 길은 주변의 습지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한다. 영화 ‘반지의 제왕’의 주인공들이 머나 먼 여정을 떠날 때 보여 주는 풍광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왕재산(해발 144m)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는 태공들이 세워 놓는 나무 팻말이 있다. 갯바위 낚시가 끝내 준다는 글씨가 써 있다.

토박이들은 ‘파래끔이’ ‘어리골’ ‘산너매’ ‘아나당골’ 등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소야도의 갯바위 낚시 포인트를 소개했다. 자타가 공인하는 낚시꾼인 최흥복 씨(43·소야리 반장)는 “들물(밀물) 때가 입질 확률이 높다”며 “야간에 찌낚시를 하면 우럭을 쉽게 낚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볼 만한 곳은 뗏부루해수욕장. 큰 마을에서 도보로 10분 거리다. 해당화가 곱게 피어 있는 뗏부루해수욕장은 물이 맑고 깨끗하다. 바로 앞 갯벌에 나가면 비단조개와 동죽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황금빛 모래밭이 길게 이어지는 죽노골 해변도 가볼 만하다. 영화 ‘연애소설’ 촬영지다. 바로 앞에 보이는 작은 섬과 어우러진 일몰이 환상적이다.

소야도 바닷가에서는 전복과 해삼, 고둥, 피조개 등을 쉽게 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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