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세계무역액, "세계무역의 추세가 바뀌고 있다"

[월드투데이 박소진 기자] 

우리나라 상반기 수출액도 감소세가 전년보다 2배가까이 확대되면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세계무역액도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경기 침체와 디지털 무역 증가, 원자재 가격 하락이 전세계적인 무역규모를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22일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 세계 주요 71개국 간의 무역액은 14조4천250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5조2천540억 달러)보다 5.4% 감소했다.

상반기 세계무역액은 2014년 17조2천760억 달러를 정점으로 작년 상반기 11.7% 급감한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년 연속 감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일어나지 않았던 이례적 현상이다.

이로써 상반기 세계무역액은 6년 전인 2010년 상반기 13조3천600억 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세계 무역 규모가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각국의 수출도 급감했다. 71개 국가 중 4분의 3에서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중국의 무역규모가 줄어들면서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이 크게 감소했고,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산유국들의 타격도 컸다.

전 세계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5.1% 줄어드는데 그쳐 지난해 상반기(-11.0%)에 비해 감소세가 둔화했지만, 아시아 국가의 수출액은 6.5% 감소해 전년 상반기(-6.0%)보다 감소율이 커졌다.

중국의 상반기 수입은 10% 줄었고 전년에는 증가했던 수출도 7.7% 감소세로 전환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수출 감소폭이 -11.3%로 가장 컸고, 말레이시아(-10.2%), 싱가포르(-10.0%), 한국(-9.9%), 대만(-9.1%)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국의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5% 줄어드는데 그쳤으나, 올해 들어서는 감소폭(-9.9%)이 2배로 확대됐다. 대만도 작년 상반기(-8%)에 비해 감소폭(-9.1%)이 조금 커졌다.

유가가 폭락하면서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의 상반기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3% 감소하면서 전 세계에서 가장 낙폭이 가팔랐고, 노르웨이는 22.5% 줄어들면서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부진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출대국들의 순위도 바뀌었다. 

올해 상반기 수출 세계 1위는 중국(9천842억 달러)이었고 2∼5위는 각각 미국(7천112억 달러), 독일(6천747억 달러), 일본(3천93억 달러), 네덜란드(2천778억 달러)가 차지하며 작년 전체 순위와 변동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2천418억 달러)은 프랑스(2천545억 달러)에 밀려 지난해보다 한 계단 낮은 7위로 떨어졌다. 8위는 홍콩(2천381억 달러), 9위는 이탈리아(2천309억 달러), 10위는 영국(2천5억 달러)이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세계경제가 저성장세로 접어든 가운데 중국의 수입과 수출이 급감하고, 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자재 수출국을 비롯해 신흥국이 힘들어졌다"면서 "디지털 무역이 늘고, 중국의 중간재 수입물량이 많이 감소하면서 세계무역의 추세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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