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넉달째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3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1.25%로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키로 했다. 지난 6월 기준금리를 연 1.5%에서 1.25%로 인하한 후 넉달째 금리를 동결한 것이다. 

한은의 이날 결정은 우리 경제 최대 위험으로 부상한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멈추지 않고 있는 데다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어 기준금리 추가인하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의 카드사용액까지 합친 가계신용 잔액은 올 상반기 동안 54조원이나 늘어 6월 말 현재 1257조3000억원에 달했다. 

앞서 11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문가의 대다수인 98%가 '10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측했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는 시장금리 상승, 가계부채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연구원 이효섭 연구위원은 "금리 인하 이후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전월세 거주자 등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면서 "섣불리 금리 인하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최근 금리 추가인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총재는 "금융 안정 리스크를 고려할 때 통화정책을 쓸 수 있는 여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은은 금융안정에 유의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며, 이 과정에서 가계부채 증가세와 주요 국의 통화정책 변화, 기업 구조조정 진행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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