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공사가 보금자리론 신청자격을 갑자기 19일부터 제한하기로 하면서 보금자리론 신청을 염두에 두고 주택 구매를 준비하던 수요자들의 불만이 불거지고 있다.

'내집 마련'을 위해 나섰던 실수요자들은 주택금융공사가 모든 국민을 투기꾼으로 취급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하고 나섰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14일 오후 '보금자리론의 자격 요건을 연말까지 강화한다'는 내용의 짤막한 공고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렸다. 

주택가격이 3억 원 이상이면 신청이 제한되고 대출한도도 기존 5억 원에서 1억 원으로 대폭 하향조정됐다. 

또 별도 제한이 없었던 소득조건은 디딤돌 대출과 같은 부부합산 6천만 원 이하로 신설되고, 대출 용도도 주택 구입 용도로만 가능하게 제한됐다.

최근 수도권 일대 신규 아파트 분양가를 고려할 때 일부 서민층을 제외하고는 보금자리론 공급을 연말까지 사실상 중단한다는 내용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역 부동산 업계와 주택 실수요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부동산 투자 관련 인터넷 카페와 공인중개사 사무실 등에는 이와 관련한 문의가 줄을 이었다. 주택 구입을 계획 중이던 고객들은 서둘러 보금자리론 대출 신청에 나서면서 주말 동안 홈페이지 접속자 수는 크게 늘었다.

주택금융공사는 16일 오후 뒤늦게 해명자료를 내고 "공사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를 넘어서는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한 긴급 조치"였다고 밝혔다. 

주택금융공사 측은 최근 부산과 서울 강남 재건축 지역 등을 중심으로 부동산 광풍이 불면서 금리가 낮은 보금자리론을 찾는 수요가 급격하게 늘면서 어쩔 수 없이 대출요건을 강화할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부 관계자는 "공사가 감당할 수 있는 보금자리론의 하루 규모가 500억 원가량이지만, 10월 초순부터 시중은행을 통한 보금자리론이 1500억~2000억 원에 육박하면서 공사가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범위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공사 측은 "보금자리론 자격제한 기한을 올해 연말까지로 공고한 만큼 내년에는 판매가 정상화될 예정"이라며 "디딤돌대출 등 다른 정책성 대출상품은 19일 이후에도 평상시처럼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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