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김준성 ‘절실함이 만든 기회’ 이제 시작

사진=SK 나이츠

일반인 참가자로 드래프트에 나선 김준성이 SK의 지명을 받았다.

18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2016 KBL 국내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9순위(전체 19순위)로 SK 나이츠가 김준성의 이름을 호명했다.

SK에서 김준성의 이름을 호명하자 관객석에서 1순위 이종현이 지명을 받을 때보다 더 큰 환호성이 나왔다. 일반인 참가자로 드래프트에 뽑힐 가능성이 희박하며, 김준성이 힘든 일을 이겨내고 다시 농구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지명 후 김준성은 눈물을 쏟으며 문경은 감독이 입혀주는 유니폼을 입었다.

김준성은 지난 2014년 명지대학교 소속으로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지명을 받지 못했다. 당시 김준성의 아버지가 간암 판정을 받는 악재가 겹쳤다.

그는 농구를 포기하고 카페 아르바이트, 어린이 농구교실 주말 강사, 장례식장 매니저 등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다.

김준성은 “아버지가 편찮으시고 어머니 혼자 직장 다니면서 뒷바라지를 하셨다”며 “다 컸는데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 농구였다. 위기의식을 느껴 다시 농구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3월 실업팀 놀레벤트 이글스에 합류한 김준성은 농을 놓은 뒤 86kg 까지 늘어났던 체중을 72kg까지 감량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최근 전국체전에서 올 시즌 대학농구 챔피언 연세대에 승리를 거두며 주목을 받았다.

김준성은 “실업팀은 체육관도 숙도도 없어 힘들었다. 변변한 버스도 없고 테이핑도 넉넉하지 않았다”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고등학교, 대학교 팀들과 연습 경기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또 김준성은 “모두가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럴 때 부모님만 힘내라고 해주셨다”며 “이제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소중한 기회를 주셨다. 이글스 선수들을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 마음을 비워놓은 상태였다”며 “문경은 감독님이 이름을 불렀는데 저인지도 몰랐다. 소감도 준비하지 못했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준성은 “내가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성실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 감독은 “2014년 드래프트에 나왔을 때 슛이 안 좋다고 들었다. 실업팀 기록을 보니 경기당 20점 이상씩 넣었더라”며 “나도 슛을 쏴본 사람 중 한 명으로 2~3년 사이에 그렇게 좋아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의 노력이 보였다. 이정도 변화를 줄 절실함이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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