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국립중앙과학관 제공)

국내 연구팀이 옛 도금기술을 되살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고대 금속문화의 정수인 도금(鍍金)기술을 되살리는데 성공했다. 

국립중앙과학관 연구진은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통 도금방법을 국내 최초로 정확하게 재현해 문화재 모형 복원에 적용했다"고 밝혔다.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전시관운영팀장은 "금속문화의 '정수'로 꼽히는 도금기술의 핵심은 '매실 산'"이라고 설명했다.

통일신라 시대의 불상은 대부분 구리와 주석이 섞인 '청동'으로 제작됐다. 청동은 혼탁한 황색을 띠는데, 금을 입히는 과정을 거치면 '빛나는 금색'으로 거듭난다.

청동에 금을 더 잘 붙이려면, 청동의 표면을 깨끗이 닦고 미세하게 부식하는 '밑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흔히 강한 산성용액인 '질산'을 이용해 청동을 부식시키지만, 고대에는 어떤 물질을 쓰는지 확실치 않았다.

연구진은 금을 입히기 전 '매실'을 이용했다는 당시 기록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매실로 즙을 낸 뒤 발효시켜 '매실 산'을 만들었으며 연구진이 만든 매실 산은 산도가 PH 1~2 정도로, 질산만큼 강한 산성을 띤다.

연구진은 매실 산을 쓸 때 제대로 도금이 되는지 확인했다. 작은 청동 조각, 가로 2.3cm, 세로 3.5cm에 매실액을 발라 금속을 부식시키고, 여기에 금-수은 아말감의 합금을 덧입혔다.

다음 380~400도로 온도를 높이자 수은은 날아가고 금만 남아 청동에 얇게 붙었다. 연구진은 경주 안압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금동삼존판불과 똑같이 만든 모형에도 이 도금기술을 적용해 복원했다.

양성광 국립중앙과학관 관장은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금속인 구리는 무른 단점이 있었기 때문에 주석을 합금해 더 단단한 청동을 만들었다"며 "바탕금속에 금도금을 해 금속문화를 꽃피웠는데 이 같은 신소재의 탄생이 새로운 기술 발전에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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