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퍼미딘, 수명 연장·면역력↑·고혈압↓ ‘냄새, 음식은?’

천연 화합물 ‘스퍼미딘’이 수명을 연장하고 심혈관건강 증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유럽·미국 과학자 60여 명으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의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동물 정액, 밤꽃 등에서 나는 냄새의 주성분인 천연 화합물 ‘스퍼미딘’이 생명 연장, 면역력 증강, 심혈관 건강 증진의 효과가 있다.

초파리, 효모, 회충 등 단순 유기체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연구에서 ‘스퍼미딘’이 효과를 보인 바 있다.

공동 연구팀은 쥐를 대상으로 두 그룹으로 나눠 ‘스퍼미딘’을 첨가한 물과 일반 물을 각각 마시게 했다.

그 결과 ‘스퍼미딘’이 첨가된 물을 마신 그룹이 더 장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해당 그룹은 심장 기능이 더 좋았으며 혈압이 더 안정적이었다.

일부로 소금물을 먹여 고혈압을 유도한 경우에도 ‘스퍼미딘’이 첨가된 물을 먹은 그룹의 혈압이 더 낮았다.

연구팀은 ‘스퍼미딘’이 심장비대를 줄이고 심장 기능 확대, 근육세포 탄력성을 높이는 등의 기능을 했다고 밝혔다.

‘스퍼미딘’이 심장세포의 ‘오토파지(자가포식)’ 기능을 높여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일본 오스미 요시노리 교수가 찾아낸 ‘오토파지’는 손상·퇴화돼 필요 없어진 세포 내 물질을 분해해 필요한 물질로 만드는 것이다.

‘오토파지’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전자를 훼손한 쥐에게서는 ‘스퍼미딘’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스퍼미딘’이 인간에게 효과가 있는 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다만 약 800여 명을 대상으로 ‘스퍼미딘’이 많이 든 식품을 먹은 사람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혈압이 안정적이란 연구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연구팀은 ‘스퍼미딘’이 인체에도 효과가 있는지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며 동물실험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연구팀은 ‘스퍼미딘’이 버섯류, 곡물 배아, 콩, 풋고추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고 전했다.

숙성된 치즈 등 단백질 함유 식품의 발효과정에서도 ‘스퍼미딘’이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스퍼미딘’의 부작용 사례가 아직 없으나 과다복용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