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항생제 처방多 ‘1차 항생제 페니실린 처방률은 꼴찌’

사진=온라인커뮤니티

한국이 영·유아에게 가장 많고 강력한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국제학술지 ‘소아과학 저널(THE JOURNAL OF PEDIATRICS)’에 박병주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은 미국 보스턴 아동병원 연구팀 등과 공동으로 세계 6개국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1인당 항생제 처방 건수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8~2012년 사이 한국, 독일, 이탈리아, 노르웨이, 스페인, 미국 등 6개국에서 항생제를 한 번이라도 처방받은 적 있는 만 2세 이하 영·유아 총 7,40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국 영·유아의 항생제 처방 건수는 1인당 3.41건으로 6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이탈리아(1.50건), 스페인(1.55건), 미국(1.06건), 독일(1.04건), 노르웨이(0.45건)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영·유아 항생제 처방 건수는 2위 이탈리아의 2배가 넘었으며 가장 적은 노르웨이의 7.6배에 달했다.

항생제는 세균에 효과적이나 바이러스에 영향을 주지 않고 내성균이 생길 수 있어 오남용을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가 주 원인인 감기에 항생제는 효과가 없으나 한국에서는 감기에 여전히 항생제를 많이 처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기준 감기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은 44%로 호주(2009∼2010년 32.4%), 대만(2005년 39%), 네덜란드(2008년 14%) 등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이다.

다만 2002년 73.3%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을 볼 수 있다.

한국은 항생제 처방률은 가장 높았으나 1차 항생제 페니실린 처방률은 유일하게 한 자릿수로 가장 낮았다. 한국은 강력한 항생제를 많이 처방한다는 것이다.

페니실린 처방률은 노르웨이 64.8%, 독일 38.2%, 미국 31.8%, 스페인 27.7%, 이탈리아 16.5%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한국은 9.8%에 그쳤다.

박병주 교수는 “한국의 항생제 오남용이 줄어들고 있으나 서구 선진국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며 “항생제 처방을 받았다면 정해진 용법에 따라 정해진 기간에만 치료해야 한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자의로 항생제를 끊는 일이 반복되면 세균이 내성을 획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