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 온도차…"새 아파트에 수요 몰려"

▲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 청약지들이 몰리고 있다.

[월드투데이 = 김지용 기자]
기존 주택을 사겠다는 매수자가 별로 없어 부동산 중개업소는 썰렁한 반면 신규 분양 모델하우스에는 내집을 마련하려는 청약자들이 몰리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부동산 활성화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가 지연되면서 매수자들의 관망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입주시기가 2년 뒤여서 당장 주택시장의 영향을 적게 받는 분양 아파트들은 강남권 등 좋은 입지와 주변보다 싼 분양가를 내세우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정부가 취득세 영구 인하 적용시점을 '8·28 전·월세 대책' 발표일로 소급적용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수도권 아파트값은 거래가 줄면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한 업계의 집계 결과 이번 주 서울과 신도시, 수도권 아파트값은 직전주와 같은 수준이었다.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 지원 방안을 담은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두 달 가까이 오르던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 이후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분양시장은 이와는 대조적이다. 지난 7일 1·2순위 청약 신청을 받은 서울 강남의 경우 일반분양 129가구 모집에 3336명이 몰려 평균 청약 경쟁률이 25.9 대 1에 달했다. 최근 인기가 시들해진 중·대형인 114㎡B형도 60 대 1까지 경쟁률이 치솟았다.
앞서 강남권 신도시인 위례신도시에서 분양된 ‘위례 아이파크 1차’와 ‘송파 와이즈 더샵’ 등도 평균 10 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고가(전용면적 85㎡·6억원 초과) 중·대형 분양 단지들이 일찌감치 주인을 찾은 것이다.
수도권 매매·분양시장의 온도차는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주택시장 상황과 새 아파트 분양가 인하 등 복합적인 요인이 맞물린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야 간 이견으로 취득세 영구 인하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의 입법화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경기침체로 당장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신규 분양단지들이 분양가격을 내린 데다 입지 여건이 좋은 것도 실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몰린 이유다.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부동산경기 침체로 서울 시내 아파트 분양가(3.3㎡당)는 2010년 1975만원에서 올해는 1664만원으로 311만원(15.7%) 하락했다. 예를 들어 전용 85㎡ 아파트라면 현재 분양가가 3년 전보다 8000만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교통과 교육, 편의시설이 풍부해 주거여건이 좋은 서울 강남과 도심권 재개발·재건축 물량과 개발 호재가 많은 위례와 동탄2 등 신도시 분양이 예년보다 많았던 점도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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