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 앓던 A양.. 계획적인 범죄?

못찾은 사체 일부..SNS에서 만난 B양에게 넘겨

사진=경찰청

지난달 말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범행 동기가 단순 정신질환에 의한 것이 아닌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A양이 조현병 진단을 받은 상태로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이 사건을 조현병의 증상인 망상, 환청에 의한 범행으로 결론짓기에는 납득할 수 없는 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잔혹한 시신 유기 방식이나 치밀한 범죄 행위들이 조현병 환자가 보여줄 수 있는 행태와는 거리가 있다고 전했다.

A양은 “기억이 안 난다, 고양이를 괴롭혀서 죽였다, 모른다” 등의 대답으로 횡설수설하고 있지만 정신병으로 인해 저지른 살인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견해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와 휴대폰, 컴퓨터 등 확보한 압수물품과 범행수법 등을 분석한 결과 A양이 의도적으로 계획해 저지른 범행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양은 C양 학교의 하교 시간과 주간 학습 안내서, ‘살인’, ‘엽기’라는 단어를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휴대전화를 빌려달라는 B양을 집으로 데려온 이유를 “배터리가 없어 집 전화를 쓰게 하려 한 것”이라고 진술했지만 당시 A양의 휴대전화 전원은 켜져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범행 후 집안을 깨끗하게 정리한 데까지 소요된 시간이 3시간 정도로 짧은 점 등에 비춰볼 때 의도적인 범행이라는 판단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이 살인 사건에 공범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인천 연수 경찰서는 지난 10일 A(17)양을 도와 초등학생 C(8)양의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B(19)양을 긴급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앞서 구속한 A양을 추가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공범 B양의 혐의를 확인했다.

경찰이 사체 일부가 없어진 사실에 대해 A양을 추궁하자 A양은 사체 일부를 서울에 사는 B양에게 넘겼다고 진술했다.

A양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C양을 살해하고 사체 일부를 아파트 옥상에 유기한 뒤, 나머지 사체는 비닐로 싸 갈색 종이봉투에 담았다. A양은 오후 4시 9분 자신의 아파트를 빠져나온 후, 오후 4시 30분 지하철을 타고 서울에서 B양을 만나 사체 일부를 건넸다.

B양은 경찰에서 “A양으로부터 종이봉투를 건네받은 것은 맞지만, 시신인지는 전혀 몰랐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A양과 B양은 SNS를 통해 만난 친구로 평소 자주 연락하고 만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B양은 당시 범행 현장에 함께 있었던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통화 내용 분석 등을 통해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