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대표팀 '죽음의 조'는 피했지만 쉬운 상대 없다"

[월드투데이 조이호 기자]
박지성(32)이 내년 소망으로 부상 없는 시즌과 한국의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을 꼽았다.

박지성은 26일 수원월드컵 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린 자신의 재단 행사에 참석해 "부상 때문에 출전을 많이 하지 못해 아쉬운 전반기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잉글랜드 챔피언십 퀸스파크레인저스(QPR)에서 에인트호번으로 임대 이적, 12경기에 출장해 2골을 기록했다.

9월 29일 AZ 알크마르와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왼쪽 발목을 다쳐 한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으나 이달 초 복귀했다.

전반기에 대해 박지성은 "경기를 많이 뛰지 못했지만, 에인트호번에 돌아가서 훈련하고 팬들을 만난 것은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014년에는 부상당하지 않고 후반기를 잘 치러 팀 성적을 상위권으로 올리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또 다른 소망으로 그는 국가대표팀이 브라질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을 꼽았다.

▲ 박지성이 26일 수원월드컵 컨벤션 웨딩홀에서 열린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JS파운데이션의 2014학년도 예비대학생 등록금 자선사업 '따뜻한 사랑의 나눔'에 참석했다.(사진=연합뉴스)
박지성은 "대표팀이 죽음의 조를 피해 다행"이라면서 "그런 조에 속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좋은 대진이니 잘 준비하면 16강 진출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적도 많이 없기에 조별리그를 통과하는 게 최우선 목표 아니겠느냐"면서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축구"라며 후배들에게 힘을 실었다.

특히 "첫 경기에서 이기면 심적인 부담을 떨칠 수 있는 만큼 잡아야한다"며 러시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축구의 현재 위치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평가했다.

박지성은 "벨기에, 러시아는 세계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알제리도 아프리카 예선을 통과한 저력이 있다"면서 "쉽게 볼 수 있는 팀이 없고 우리가 오히려 약체에 속하기에 스스로 얼마나 준비됐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월드컵 본선 경험이 있고 없는 것이 큰 차이가 있다"면서 "우리 대표팀에도 이미 경험한 선수들이 있으니 그 경험을 녹아들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표팀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골 결정력에 대해서는 "결정력이 좋은 팀이 얼마나 많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한 명의 스트라이커가 필요하다기보다는 찬스를 많이 만들고 집중력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지성은 여전히 꾸준하게 제기되는 자신의 '대표팀 복귀' 요구에 대해서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 있는 선수들이 충분히 잘하고 있어 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면서 "복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최근 아버지 박성종 씨가 한 방송에서 "박지성의 현역 생활은 길어야 1년 반"이라고 밝혀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으나 박지성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2015년까지는 QPR과 계약이 되어 있다"면서 "임대 기간이 끝나면 돌아가 QPR과의 계약 기간까지는 우선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그는 결혼에 대해서는 "올 시즌이 끝나면 할 것"이라고 간략하게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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