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기업활동 장벽 많아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대해 솔직해져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사진출처=KBS뉴스 캡처

마이크 펜스(Mike Pence) 미국 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추진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그는 "지난 5년 간 미국의 대(對) 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한국에는 미국 기업들이 진출하기에 너무 많은 장벽이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한국과의 교역관계에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에 대해 솔직해져야 한다"며 FTA 개정을 통한 개혁을 위해 기업들과 함께 공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로 활동하던 때부터 무역적자와 일자리 감소 등을 주장하며 한미 FTA에 대한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해왔다. 하지만 취임 후에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펜스 미 부통령의 FTA 재협상 공식화에 따라 앞으로 미 상무부 또는 무역대표부(USTR)가 구체적인 재협상 또는 개정을 요구해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그동안 줄곧 관심을 기울여왔던 법률과 지적 재산권 등 서비스 시장에 대한 추가 개방과 쇠고기 등 농산물 수입 확대 또는 무관세화 등을 요구해올 가능성이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의 기술규제 등 비관세장벽에 대한 문제 제기도 해올 가능성이 있다.

펜스 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의회에 제출한 '2017 무역 장벽 보고서'에서 한미 FTA에 대해 "미국 수출업체들에 새로운 시장 접근의 기회를 창출했다"고 긍정 평가했던 것과 크게 어긋난다.

또한 그동안 우리 정부의 설득에도 미국의 입장에 별다른 변화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펜스 부통령이 이번에 한미FTA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은 아니다. 표현 또한 재협상보다 완화된 표현인 개정이라는 단어를 택했다.

무엇보다 미국 정부의 최우선 관심사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나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이어서 한미 FTA에 대한 실질적인 행동이 있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을 우선순위에서 미뤄둘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펜스 부통령이 재협상 추진 의사를 공식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우리도 미국 발 무역전쟁의 격랑에 휘말릴지 주목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재협상과 개정은 다르다"며 "한미 FTA에 대한 전면적인 재협상을 이야기한 것이라기보다는 양국 간 이행 이슈나 미국이 관심 있는 통상현안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가능성을 다 열고 있다"며 "미국 측 움직임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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