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경찰에게 악성 프로그램을 포함한 음악파일을 보내 컴퓨터를 감염시킨 후 사생활을 캐내 이를 빌미로 금품을 뜯은 경찰관이 체포됐다.

26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공갈 및 악성 프로그램 유포 등 혐의로 경기지역 모 경찰서 소속 전 모(43·남) 경위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경위는 과거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면서 알게 된 A 씨(42·여)에게 악성 프로그램이 숨겨진 음악파일을 메신저를 이용해 건네는 방법으로 A 씨의 사생활을 알아낸 뒤 이를 "알려지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협박해 지난 17일 1000만 원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 씨는 전 경위와 과거 같은 경찰서에서 근무하며 알게 됐으며, 현재 서울 지역에서 근무하는 A 씨는 전 경위에게서 건네받은 음악파일을 자신의 근무지 컴퓨터에 저장했고 이 과정에서 해당 컴퓨터는 악성 프로그램에 감염됐다.

전 경위가 보낸 악성코드는 인터넷에 공개된 것으로, 원격제어와 화면 엿보기, 파일 탈취 등의 기능이 있다.

전 경위는 원격으로 A 씨의 컴퓨터를 살펴봤고 내부에서 A 씨의 사생활을 알게 돼 이를 문제 삼을 것처럼 해 금품을 요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전 경위가 건넨 악성 프로그램은 컴퓨터 원격제어, 화면 엿보기, 파일 탈취 등의 기능이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같은 범행은 전 경위에게 협박을 받은 A 씨가 감찰부서에 사실을 제보하면서 드러났다. 경기남부청 감찰부서는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했고, 지난 25일 오전 10시 15분쯤 전 경위를 긴급 체포했다.

전 경위는 경찰에서 "악성 프로그램은 인터넷에서 다운로드했고 장난삼아 A 씨에게 보냈는데 일부 사생활을 알게 돼 돈을 요구했다"고 시인했다.

경찰은 “전 경위가 다른 동료들에게도 악성코드를 심었는지 등 추가 범행 사실을 조사할 방침”이며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한 뒤 전 경위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