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사진=테메르 페이스북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뇌물 의혹 연루로 '탄핵' 위기에 놓였다.

지난해 5월 지우마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지 1년 만에 후임 테메르 대통령에 대한 사퇴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은 정치권에서는 우파 브라질민주운동당(PMDB) 소속 테메르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브라질 일간지 ‘우 글로부’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지난 3월 소고기 수출회사 JBS의 조에즐레이 바치스타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바치스타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뇌물수수 혐의로 복역 중인 에두아루두 쿠냐 전 하원의장에게 “뇌물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테메르 대통령은 “그것(뇌물 공여)을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쿠냐 전 하원의장은 테메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지난해 호세프 전 대통령의 탄핵을 주도했다. 바치스타는 이 같은 대화를 녹음한 뒤 자신의 형량 조정을 위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주요 도시에서 탄핵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테메르를 구속하라"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테메르 대통령이 유죄로 판명 나면 탄핵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마리나 실바 전 환경부장관은 페이스북에 “브라질은 충격에 빠진 상태”라는 글을 올렸다.

AP통신은 “테메르 대통령은 이미 몇 차례 스캔들과 지지율 하락에도 살아남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며 “비록 테메르 대통령이 버티고 있지만 연정 파트너와 반대파 모두 테메르 대통령 퇴진 이후를 미리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테메르 대통령은 TV 성명을 통해 “사퇴하지 않겠다”며 “만일 내가 사퇴하면 경제를 살리려는 노력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 사퇴를 거부하면서 야당이 조기 대선과 탄핵을 요구하는 등 정치적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중도 성향 정당인 지속 가능 네트워크(Rede)의 알레산드루 몰론 하원의원과 브라질사회당(PSB)의 주앙 엔히키 올란다 카우다스 하원의원은 전날 하원의장에게 테메르 탄핵을 발의한 가운데 일부 상원 의원들도 탄핵 발의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테메르 탄핵이 실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집권 우파연합 내에서도 탄핵에 찬성한다는 뜻을 밝힌 의원들이 늘어나는 데다 각료직을 내던지고 연립정부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테메르 대통령은 집권 후 '탄핵'이라는 최대 위기에 몰렸다.

만일 탄핵이 결정되면 로드리고 마이아 하원의장이 30일간 대통령 직무를 대행한다. 의회는 남은 대통령 임기를 채울 임시 대통령을 선출한다.

한편 지난 3월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美법무부 또한 지난 17일 작년 미국 대선에 러시아가 개입했는가 하는 문제의 수사를 이끌 특검에 전 FBI 국장 로버트 뮬러(Robert Mueller)를 임명한 가운데 뮬러가 이번 수사를 통해 트럼프를 '탄핵'으로 이끌지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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