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찰청

부산에서 조카가 잠자던 외삼촌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4일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김(30)모 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2일 오전 2시50분쯤 부산시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 박(51) 모 씨의 집에 들어가 안방에서 자고 있던 박 씨를 둔기로 때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집에는 박 씨의 아들과 딸이 있었지만, 각자 방에서 자고 있어 범행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후 박 씨의 아들이 숨진 박 씨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김 씨의 범행은 갈아 신지 않은 운동화 때문에 드러났다. 김 씨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고 12층인 박 씨 집에 들어가기 전 9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려 걸어 올라갔다. 범행 후 김 씨는 비상계단에서 피 묻은 옷을 갈아입은 뒤 종이백에 넣고 4층까지 계단으로 걸어 내려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나와 택시를 타고 달아났다.

경찰은 아파트 CCTV 화면을 분석해 아파트에 들어가고 나갈 때 같은 운동화를 신었던 김 씨를 용의자로 보고 쫓았다. 택시를 타고 이동한 김 씨는 경남 김해시의 한 아파트에서 하차한 후 자신의 친누나 집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범행 이틀 만인 지난 3일 오후 박 씨의 장례식장에 있던 김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2010년부터 외삼촌 회사에서 근무해왔는데, 자주 모욕적인 말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김 씨는 회사 중요 서류를 분실했다는 이유로 6개월 전부터 박 씨에게 심한 욕설과 폭행, 인격적 모욕을 받아 왔다. 김 씨는 직원이 보는 앞에서 박 씨에게 폭행당하고 심한 욕설까지 들었다. 분실했다는 서류도 박 씨의 지인이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지만 박 씨는 조카에게 사과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더 모질게 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폭행과 모욕을 참다못한 김 씨가 평소 심부름을 하며 알게 된 출입문 비밀번호로 침입해 자고 있던 박 씨를 살해했다. 김 씨는 이전에도 박 씨를 살해하려다 실패한 적이 있있고, 범행도구인 둔기는 김해시의 한 저수지에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한 후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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