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폭발 사건, 지도 교수의 꾸중에 반감 갖고 범행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 모방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의 피의자 김모(25) 씨가 김모(47) 지도 교수의 꾸중에 반감을 갖고 범행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15일 서울 서대문경찰서가 오전 브리핑을 통해 김 씨가 논문과 관련해 김 교수에게 크게 꾸중을 들은 뒤 범행을 준비했다고 전했다.
이에 경찰은 김 씨와 같은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 8명을 대상으로 모두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김 교수가 특별히 김 씨만 심하게 꾸중한 내용은 없으며 같은 상황에서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강도로 꾸중했다.
김 씨의 조사에서 김 교수가 욕설을 했다는 표현이 있었으나 다른 학생들은 김 교수가 욕설을 하거나 그러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또한 동료 학생들은 김 씨가 교우관계도 원만했으며, 김 교수도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한 일이 없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경찰에 “논문과정에 이견이 있어 교육적 의도로 김 씨와 대화를 했다”며 “교육자적인 입장에서 김 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 씨가 현재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13일 김 씨는 오전 7시 41~44분께 연세대 제1공학관 479호실 김 교수의 연구실에 폭발물이 담긴 종이 상자를 두고 갔다.
이날 8시 40분께 출근한 김 교수가 상자를 확인하려고 열자 급격한 화약 연소가 일어나며 폭발이 발생했다. 다행히 김 씨가 만든 폭발물에 든 나사들은 사방으로 퍼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범행에 사용된 못 폭탄은 김 씨가 5월 중순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지하철 폭탄테러 사건을 언론보도로 접했고, 5월말 김 교수의 꾸중을 받은 뒤 폭발물 제조를 시작해 이달 10일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발로 인해 김 교수는 손, 목 등에 1~2도 화상을 입었다.
김 씨는 이날 오후 8시 20분께 거주지인 연대 인근 모 하숙 빌라에서 긴급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