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로 업무 환경 어려워 져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집배원 16명 숨져

 

사진=모종현 사진기자

전국우정노동조합이 집배원 과로사 근절 대책 및 부족인력 증원을 소호했다.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집배원 과로사 무엇이 문제인가?’란 주제로 집배원 과로사 근절 대책 및 부족인력 증원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정세균 국회의장은 “찜통더위와 열대야 때문에 한낮에는 서 있기조차 힘들고 밤에는 잠을 이루기 어려울 지경이다. 이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일요일을 제외하면 집배업무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며 “집배업무는 덥거나 비가 오거나 눈보라가 친다는 이유로 거를 수 없는 대국민 서비스라는 특수성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우편배달 업무량은 줄었지만 1인 가구가 늘면서 오히려 업무 환경은 어려워졌다”며 “집배원들은 인력 부족으로 연간 최고 2800여 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의장은 “과로, 교통사고, 자살로 숨진 집배원이 올해만 무려 12명에 이른다”며 “집배원들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집배 종사자들의 열악한 근로환경 개선과 합당한 대우는 당연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부족한 집배 인력 증원은 물론이고 상시 집배원의 정규직화, 안전사고 예방, 처우개선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을 늘리는 것은 새 정부가 내건 핵심 고용 정책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사진=모종현 사진기자

한국노동연구원의 ‘집배원 과로사 근절 대책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7월까지 뇌출혈, 심근경색, 심정지, 배달 중 교통사고, 자살 등으로 숨진 집배원은 총 16명으로 짧게는 1년 2개월 길게는 25년 근속했다.

집배원은 일 평균 10.9 근무하며 평균 식사 시간과 휴게시간은 각 22.9분·15.4분에 불과하다. 한 달에는 평균 22일 근무하며 시간으로 239.1시간 일을 한다. 이는 연간 2869.4시간에 달하는 양이다. 시간외 근로시간은 하루 평균 2.9시간으로 한 달에 65.8시간에 이른다.

지난해 기준 평균 19.1일의 연가휴가가 발생했으나 실제 사용 연가휴가는 평균 3.4일에 그치며 평균 15.8일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집배원들은 연가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동료에게 피해주기 싫어서’(41.9%) ‘업무량 과중 때문’(39.9%) ‘회사에서 연차를 쓸 수 있는 환경이 안돼서’(9.1%)를 꼽았다.

집배원 중 90.4%는 업무량이 건강상태에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가운데 51.5%가 ‘건강상태가 나쁘다’고 밝혔다.

또한 집배원들은 반복되는 고객 관리 교육으로 70.7%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69.7%는 업무 시 언어폭력 및 기타 폭력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업무 시 사고 경험 횟수는 평균 4.4회로 사고 발생원인(복수응답)은 ‘넘어짐(미끄러짐, 오토바이 주행)’(81.8%) ‘무거운 물체 운반’(55.2%) ‘충격, 부딪힘’(47.0%) ‘교통사고’(34.9%) ‘환경적 요인(더위, 폭설 등)’(32.2%) 등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났을 때 71.2%는 병가를 사용하지 않았고, 질병으로 인해 병가를 사용하지 않은 집배원은 80.9%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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