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들어온 장기, 시간 흐르며 한국식으로 변형

샹치에 비해 움직임 범위 넓고 공격적 특징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장기는 서양의 체스, 중국의 샹치, 일본의 쇼기, 태국의 막룩, 미얀마의 시투인, 에티오피아의 센테레지 등과 같은 기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고대 인도 장기 ‘차투랑가’에서 유래돼 각 나라에 맞게 변형된 것이 지금에 이른 것이다.

한국 장기는 후삼국시대께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이 세월이 흘러 규칙이 한국식으로 변한 것으로 중국 장기 ‘샹치’와도 여러 차이점이 있다.

중국 장기 ‘샹치’와 한국의 장기(이하 장기)는 처음에 기물을 놓는 위치부터 다르다. ‘장기’에서 궁(왕 군,楚·漢)이 궁성 한복판에 위치하는 것과 달리 ‘샹치’는 궁 끝선에 왕이 위치한다.

샹치는 판 자체에 가운데 강이 흐르는데 상(象)은 이 강을 건널 수 없어 즉 방어전용 기물인 반면 장기에서는 상이 적 진영으로 넘어갈 수 있고 움직임이 쓸용(用)자형으로, 밭전(田)자형으로 움직이는 샹치의 상에 비해 좀 넓게 뛰고 공격에 가담할 수 있게 변형됐다.

이와 함께 마(馬)와 상의 자리를 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전술이 가능해졌다는 특징이 있다.

또 장기에서는 졸(卒)과 병(兵)이 처음부터 좌우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서 초반에 졸끼리 뭉쳐서 경계하는 전술이 가능하지만 샹치는 강을 건너야 졸이 좌우 이동이 가능하다.

장기는 궁과 사(兵)가 모두 궁성 안의 직선과 대각선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것 뿐 아니라 졸, 차(車), 포(包)도 역시 궁성의 대각선을 탈 수 있어 방어와 회피, 공격을 함께 전개하는 것이 가능하다.

샹치에서는 사만 대각선으로만 움직일 수 있고 직선으로는 움직이지 못한다.

장기에서 포는 무조건 말 하나를 뛰어 넘어서 움직여야 하며 포끼리는 넘거나 잡을 수 없다는 규칙이 있다. 그러나 샹치에서는 포가 이동할 때는 차와 똑같고 잡을 때만 넘어서 움직이기 때문에 샹치의 포가 더 움직임이 자유롭다.

이외에 샹치와 달리 장기에서는 두 궁이 서로 같은 세로선에 있고 그 사이에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상대가 궁을 움직여서 이 상태를 피하지 않으면 ‘빅장’이 돼 비기고, 대궁빅장 뿐만 아니라 같은 수순이 무한으로 반복될 때와 장군과 멍군이 무한으로 반복되는 ‘만년장’에 빠져도 역시 반복수로 비긴다는 차이가 있다.

장기와 샹치를 비교해 봤을 때 장기에서 상, 졸, 사 모두 움직임이 더 자유롭고 공격적으로 변한 가운데 포는 움직임에 제한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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