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9회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끈 이동국은 "사실 스트레스 안 받는 성격인데, 나도 모르게 부담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우즈벡 무승부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맏형 이동국이 부담을 느꼈다고 전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자정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이동국은 "사실 스트레스 안 받는 성격인데, 나도 모르게 부담이 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동국은 후반 33분 이근호(강원)와 교체 투입됐고 약 15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볐다. 

투입되자 마자 이동국은 후반 40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김민우(수원)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상대 골키퍼 선방에 아쉬움을 삼켰고, 후반 44분에는 페널티 지역 중앙을 파고들며 날린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도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이동국은 "무조건 골을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무조건 이겨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그리고 찬스가 꼭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만난 이동국의 눈은 실핏줄이 터지며 빨갛게 충혈돼 있었다. 이동국은 "못했다는 부분에 대해선 선수들도 반성 중이다. 앞으로 월드컵 큰 무대에 가서 단 한 번의 찬스를 넣을 수 있도록 결정력을 보완해야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동국은 "저도 매일 밤 꿈에 이런 상황, 이런 찬스 왔을 때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했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 같아서 마음이 무겁긴 하다"고 말했다.

한국은 4승3무3패(승점 15)를 기록하며 같은 시간 이란과 2-2 무승부를 거둔 시리아(승점 13)의 추격을 뿌리치고 조 2위로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뤄냈다. 

한편, 신태용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시키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리더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면서 흐뭇하게 바라봤다. 

이동국은 파주NFC에 입소할 때 "대표팀 명단 발표 전에 신 감독님과 통화를 했다. 축구 외적으로 뽑히는 것이라면 들어가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 감독님이 '그것이 아니다. 실력적으로 필요한 카드'라고 말해줘서 내심 기분이 좋았다. '아직 내가 운동장에서 보여줄 게 있구나'라는 생각에 흐뭇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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