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은평구 은평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소설가 이호철 토크콘서트'에서 강연한 이호철 작가 /사진=뉴시스

분단문학의 거장 고(故) 이호철 작가의 문학적 성과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로 소설 '화산도'의 김석범(92) 작가가 선정됐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특별상은 소설가 김숨(44) 작가가 수상했다.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심사위원회 측은 김석범 작가의 작품들이 평화와 화합을 추구하는 이호철 문학상 정신에 부합하는 상징적 수상으로 평가했다.

소설 '탈향'으로 잘 알려진 이호펄 작가를 기리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은 남과 북의 분단을 잇는 통일의 길목 은평구에서 50년 이상 거주하며 분단현실을 비롯해 민족, 사회 갈등에 관한 집필활동을 하다 지난해 9월에 타계한 이호철 작가의 정신을 되짚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 은평구(구청장 김우영)는 6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제정을 선포하고 초대 수상작가로 김석범 작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은평구는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 선정하기 위해 자문위원회 및 운영위원회, 추천선고위원회 및 심사위원회 등을 운영했다.

'제1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수상자로 소설 '화산도'의 김석범(92) 작가가 선정됐다.

초대 수상작가로 선정된 김석범 작가는 일본 오사카에서 출생한 재일조선인으로 제주 4・3사태 진상규명과 평화 인권 운동에 청춘을 바쳤다. 현재까지 무국적자로서 경계인의 삶을 살고 있다.

1957년 최초의 4・3사태를 소설 '까마귀의 죽음'을 발표해 전 세계에 제주 4・3 사건의 진상을 알리고 1976년 소설 '화산도'를 일본 문예 춘추사 '문학계'에 연재하기 시작했다. 1997년 원고지 3만매 분량의 원고를 탈고해 세계 문학계에 충격을 줬다. '20세기 최후를 장식하는 금자탑'(오노 데이지로)이란 극찬을 받았다.

김석범 작가의 수상 및 입국은 2017년 8. 15. 광복절 문재인 대통령 축사에서 "재일동포의 경우 국적을 불문하고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고향 방문을 정상화할 것"으로 발표 한 이후 그동안 입국이 거부되었던 무국적자를 대표해 방문하는 첫 번째 상징적 사례로써 관심을 모은다.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특별상은 소설가 김숨(44) 작가가 수상했다.
 
김숨 작가는 1997년 '느림에 대하여'로 작품활동을 시작하여 '투견', '국수', 'L의 운동화' 등의 소설을 통해 인간 내면의 심리,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해와 연민, 사랑이라는 주제 의식을 형상화 했다. 또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삶을 그린 '한 명'을 통해 사회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내보였다.
 
염무웅(문학평론가)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심사위원장은 "우리나라 문학상 종류 참 많지만 400여가 된다고 한다. 또 다른 상이 제정될 필요가 있을까 의문을 가질 수 있지만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이야말로 반드시 제정되지 않으면 안될 상이"이라며 "통일을, 분단극복을 주제로 한 상이 아직까지 없었다는 게 의아스럽다. 그래서 이 상의 제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호철 통일로 문학상 시상식은 통일의 염원을 담아 파주 DMZ에서 1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이호철 작가 관련 심포지엄은 16일 오후 4시에 은평예술회관 대회의실에서, 김석범 작가 기조 강연 및 심포지엄은 18일 오후 2시 은평문화예술회관 숲속극장에서 진행된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