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은 전남영광에서 길에서 누군가 물어도 ‘모두 우리 가족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한다는 걸 잊지마’가 전파를 탄다.

인간극장에 전라남도 영광에서 ‘가정을 꾸린다면 부모가 없는 아이들의 가족이 되어주고 싶다’는 꿈이 현실이 된 김양근(41)-전성옥(47) 씨의 두 번째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번주 KBS 1TV ‘인간극장’은 전남영광에서 길에서 누군가 물어도 ‘모두 우리 가족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됐다는 부부의 이야기를 담은 ‘사랑한다는 걸 잊지마’가 전파를 탄다.

19일 방송되는 ‘인간극장-사랑한다는 걸 잊지마’ 2부는 부모없이 크는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는 꿈이 같았던 양근 씨와 성옥 씨. 그렇게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다섯살이던 가빈이와 세살이던 태호를 위탁하게 되었다.

마음에 상처가 많아 식사하는 것조차 어려워했다는 아이들... 부부의 사랑을 받으며 몸도 마음도 훌쩍 자랐는데- 어느 날, 부부의 집으로 손님이 찾아온다!

# 그곳에 4남매가 자란다

6년 전, 김양근(41)-전성옥(47) 부부는 푸른 저수지 너머에 하얀 집을 지었다. 살면서 받은 사랑을 많은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어 지은 집. 그곳에 4남매가 자라고 있다.

아침 댓바람부터 벽 타기 신공을 선보이고, 마당에서 뛰어놀다가도 어느새 세상 떠나갈 듯 울음을 터뜨리는 박가빈(8)-김태호(6). 덕분에 김태찬(14)-김태희(12)는 질풍노도 시기에 막내들 뒷바라지까지 하고 있다. 동생들 등교준비는 기본, 하교 후에는 온몸으로 놀아주기까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지만, 우애 좋게 자란 4남매. 이 아이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4남매를 키우기 위해, 오늘도 양근 씨는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해도 뜨기 전에 젖소 목장으로 출근하고 나면, 아로니아밭으로 향한다. 이렇게 양근 씨가 동네를 훑는 동안, 엄마 성옥 씨는 여섯 식구의 살림을 도맡는다. 아이만 넷, 세탁기 두 대는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집안일을 끝내면 곧바로 밭으로 향한다. 그러다 보면 하루해가 훌쩍- 그래도 아이들 미소 한방이면 피로가 싹- 사라진다는 부부다.

# 사랑은 시를 타고-

양근 씨와 성옥 씨가 처음 만난 곳은 보육원이었다. 중학교 때 부모님이 암으로 돌아가신 양근 씨. 이후 여동생들과 친척 집에 뿔뿔이 흩어져 지내다가, 이곳 보육원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었다. 부모님의 빈자리를 채워줬던 사람들- 그 사랑에 보답하듯, 자신이 받은 사랑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싶었다. 대학생이 된 이후에도 총무를 맡으며 보육원 아이들을 돌봤던 양근 씨. 그곳에서 봉사하러 온 연상의 그녀, 성옥 씨를 만났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책 읽기를 좋아했던 그녀. 양근 씨에게 6살이란 나이 차이는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성옥 씨는 동생을 대하듯, 매일 책을 추천해주고, 독후감 숙제도 내주었다.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양근 씨, 어느 날은 직접 쓴 시를 고백하듯 건넸다.

‘우리 하늘가서도 같이 살자’ ‘너무 많은 것 주시는 하느님께 우리에게 좋은 것들 조금만 주시라 하고 변함없이 사랑하는 맘 가지고 같이 살게 해달라고 하자’

서툴지만 진심이 담아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쓴 시. 양근 씨의 고백에 성옥 씨의 마음이 열렸고, 그렇게 ‘성옥이 형’에서 ‘여보’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다.

# 그렇게 가족이 된다

결혼 후, 서울에서 태찬-태희 남매를 키우던 부부. 어느 새벽, 둘째 태희가 급성 천식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공기 좋은 곳에서 생활하면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의사의 말에 귀농을 결심한 부부. 맑은 공기 속에서 아이도 건강을 되찾았고, 낫질도 못 했던 부부는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아로니아밭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골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집으로 보물 같은 녀석들이 왔다!

사정상 아이를 키울 수 없던 가빈이의 친아버지가 다섯 살이던 가빈이를 부탁한 것. 이후 위탁기관을 통해 알게 된 세 살, 태호까지 맡았고, 부부는 오랜 꿈을 실현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족이 되는 길은 순탄치 않았다. 마음의 문을 닫은 가빈이는 감정을 드러내질 않았고, 태호는 혼자서 밥 먹는 것조차 어려워했다. 한순간 막내 자리를 뺏긴 태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 그 시간 동안 그저 네 아이를 사랑해주기로 한 부부. 그 사랑 속에서 아이들은 안정을 되찾았고, 길에서 누군가 물어도 ‘모두 우리 가족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중요한 시기에 주 양육자가 몇 번이나 바뀐 가빈이와 태호. 한 뼘씩 자랄 때마다 마음에 숨어있던 상처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픔조차 나누고 위로해주는 것이 가족이 아니던가. 가빈이의 상처 치유를 위해, 가족들은 매일 밤 특별한 시간을 보낸다는데- 거실에 둘러앉은 식구들. 과연 어떤 일이 펼쳐질까?

# 언제나 기억해줄래?

여섯 식구가 함께 맞이하는 네 번째 가을. 양근 씨와 성옥 씨는 ‘진짜 가족’이 되기 위해 또 하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바로 막내 태호의 입양! 내후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태호를 위해 입양을 결심했다는데- 하지만 그 절차가 쉽지 않다. 양육 계획서부터 각종 진단서까지. 복잡한 서류들 앞에 머리가 하얘진 부부. 수확을 앞둔 아로니아는 하루가 다르게 영글어 가는데- 부부의 마음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아이들은 개학하고, 부모는 수확하고- 가을 문턱부터 가족들은 분주하다. 어느 날, 아침부터 티셔츠를 맞춰 입고 스튜디오로 향하는 가족들. 바로, 태호의 입양 서류에 넣을 가족사진을 찍는다는데- 너도나도 엄마, 아빠 옆에 달라붙는 사 남매. 양근 씨와 성옥 씨는 기댈 부모가 없는 서러움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렇기에 아이들에게 힘들 때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언덕이 되어주고 싶었다. 입양과 위탁. 부모가 되기까지, 그리고 가족이 되기까지... 얼마나 더 많은 산을 넘어야 할까? 그 시간 함께 견뎌줄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엄마, 아빠의 당부가 있다.

‘얘들아, 언제나 사랑한다는 걸 잊지 마’

전남영광 입양가족 4남매와 행복한 미래를 가꿔나가는 인간극장 ‘사랑한다는 걸 잊지마’ 2부는 19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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