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평생교육진흥원은 시·군 문해교실서 접수받은 글을 액자에 담아 오는 11월 18일까지 충남도청, 도교육청, 도의회, 시·군청 등을 돌며 순회 전시회를 갖고 있다.

충남평생교육진흥원은 도내 문해교실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65세 이상 노인들이 직접 쓴 글을 액자에 담아 전시회를 갖고 있다.

충남도의회 의사당 2층 로비에서 21일부터 특별한 전시회가 열려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길을 확 잡아 당긴다.

 진흥원은 지난 8일 문해교육의 날을 맞아 시·군 문해교실서 접수받은 글을 액자에 담아 오는 11월 18일까지 충남도청, 도교육청, 도의회, 시·군청 등을 돌며 순회 전시회를 갖는다.

‘문해교실 시화전’에 전시된 작품들의 사연이 눈물겹다. "학교 가는 날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홀로 된 어머니에게 학교를 보내달라고 할 수 없었다. 책보를 매고 학교에 가는 친구들이 부러웠다. 86살에 공부를 하다니 안먹어도 배부르다."

전시회 글을 천천히 읽다 보면 숙연해지고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어르신들의 고달픈 인생과 공부에 대한 평생의 한, 열정, 기쁨 등이 그대로 녹아 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공부에 대한 걱정 없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와 청소년들에게는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노인 세대에게는 먹고 살기 힘든 인생 속에서 공부는 사치였고 머나 먼 꿈에 불과했다.

  전시회에 작품을 제출한 노인들은 초등학교에서 기초교육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한글을 이제야 터득했다.  비록 문장작법을 제대로 갖춰 작성한 글은 아니지만, 글 쓰고 공부하는 것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표현해냈다.    

  전시된 글 가운데 '핑크 빛 사랑'이란 제목의 글은 "폐암 3기, 6개월 밖에는... 당신은 4남매와 저를 남기고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났다. 가슴이 너무 아파 우울증으로 나날을 보내던 중 앞집 친구가 공부 같이 다니자는 말에 공부를 시작했고 이제는 공부가 꿈에 보이는 핑크 빛 사랑이다"고 노래했다.

  '공부한 보람'이란 제목의 글은 "어려서 몸이 아파 제대로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70 중반에 용기를 내 공부를 시작했다. 내 이름도 쓰고, 농협 가서 돈도 찾고, 고지서도 볼 수 있어 공부한 보람이 있네.."라고 했다.

  '내 인생의 꽃'이란 글은 "백발이 성성한 나이에 한글을 배우게 되어 어둡기만 하던 내 인생도 해방이 되었다. 일도 많고 귀찮아서 공부를 쉬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참고 공부했더니 남은 인생 꽃이 핀 것 같다"고 했다.  

  충남평생교육진흥원  전보배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문맹률이 낮은 것으로 알지만 아직도 기초교육조차 받지 못한 분들이 많아 문맹률이 낮다고도 할 수 없다"며 "TV 프로에서도 문해교육에 대해 나오기는 했지만 더 많은 국민들이 알고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평생교육원에서는 시·군 문해교실에서의 사업을 지원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사들도 양성하고, 많은 도민들의 참여와 이해를 돕기 위한 홍보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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