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필 쉴러 글로벌 마케팅 부사장이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애플 신사옥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아이폰 출신 10주년을 맞아 아이폰X 등 신제품을 공개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X와 페이스북의 첨단 안면 인식 기술이 고객들의 사생활 침해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첨단 안면인식 기능이 얼굴에 나타나는 고객들의 다양한 표정을 읽음으로써 사생활 정보를 읽어내고 축적할 수 있다는 우려다.

안면인식 기술은 또한 경찰 등 사법당국의 수사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고 있다. 영장 혹은 암호가 없이도 피의자의 얼굴에 스마트폰을 대기만 하면 쉽게 열리기 때문이다.

CNBC뉴스는 29일(현지시간) 아이폰X에서 채택하고 있는 안면 인식 기술이 고객들에 대한 “보안과 사생활에 대한 우려(concerns over security and privacy)”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뉴스는 애플과 페이스북 등의 첨단 안면 인식 기술은 잠금장치를 풀기 위해 암호를 기억해야 하는 등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는 있지만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안면 인식 데이터가 개인 스마트폰 속에만 저장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애플의 서버에는 저장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CNBC는 그러나 “유사한 기술을 사용하는 다른 기업들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라고 전했다.

CNBC는 “세상에서 가장 큰 얼굴 데이터베이스는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다. 3억5000만 여 장의 사진이 매일 페이스북 서버에 저장되고 있다. 2017년 6월 기준으로 한 달 20억여 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고객 사진 속에 들어 있는 인물들을 감지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인 ‘슬레이트(Slate)’의 기술정보(IT) 전문 리포터인 에이프릴 글레이서는 고객들의 안면 정보가 앞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글레이서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어떤 가게로 들어가더라도 어떤 카메라가 이를 인식하게 된다. 그런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다. 당신의 페이스북 활동이 이와 연동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당신이 올린 사진을 통해 감정을 읽어낸다. 그들은 자신들이 읽어낸 당신의 감정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페이스북이 얼굴에 나타낸 고객들의 감정을 읽어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글레이서는 또한 안면인식 기술이 경찰 등 사법 당국의 수사과정에서 인권침해를 유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까지 경찰이 당신의 전화기를 열기 위해서는 영장 혹은 당신의 암호를 필요로 했다. 지문 인식 전화기의 경우 경찰이 지문을 전화기에 올려놓으라고 강요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의 소지가 있다”라고 말했다.

글레이서는 그러나 안면 인식의 경우 암호나 지문인식의 경우와는 달리 무리를 하지 않고도 경찰이 쉽게 조사대상의 스마트폰을 열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이폰X 등 안면 인식 스마트폰은 그냥 얼굴에 대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경찰의 수색을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들은 아이폰X 사용을 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애플은 27일 미국을 시작으로 프리미엄 모델인 아이폰X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아이폰X는 다음달 3일 출시되며 가격은 999달러(약 112만원)에 판매된다.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는 각각 699달러(약 79만원)와 799달러(약 90만원)로 지난달 22일 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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