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연한 가을 날씨를 보인 서울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생들이 거닐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음.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고려대, 연세대 등 상위 10개대학 27.8~43% 차지

정부의 대학재정지원 절반이 대규모 대학에 편중되어 대학 10곳 중 3~4곳이 정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 상위 10개대학이 전체 재정지원의 27.8~43%를 차지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최근 15년간(2002~2016년) 전체 대학 10곳 중 3~4곳이 정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정부 재정지원의 50%가 대규모 국립대학과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에 편중되는 등 재정지원 '쏠림현상'이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박경미 의원은 최근 발간한 정책자료집 ‘대학재정지원 평가와 발전과제’를 통해 지난 15년간 교육부가 한정된 예산을 대규모 국립대학과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에 몰아주는 방식으로 재정지원사업을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전체 대학의 30~40%는 교육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대규모 국립대학과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은 정부 재정지원의 절반 가량을 독식했다.

총지원액 100억원 이상 재정지원사업을 대상으로 2002~2016년 재정지원 현황을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 서울지역 대학의 비중은 2002년 27.6%에서 2016년 30.1%로 2.6%포인트, 광역시 내 대학의 수혜율은 2002년 23.9%에서 2016년 26.0%로 2.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광역시 외 지역 대학의 수혜율은 2002년 42.8%에서 2016년 38.2%로 4.6%포인트 하락했다. 대규모 국립대학과 서울지역 대규모 사립대학 지원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2002년~2016년 재정지원사업 상위대학을 보면 상위 10개 대학이 전체 재정지원의 27.8~43.0%를, 상위 20개 대학이 43.9~62.6%를 차지했다. 상위 10개 대학 명단에는 서울대, 경북대, 전남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체 대학을 대상으로 지원된 일반지원사업이 시행된 2002년을 제외하고 평가와 경쟁을 통한 특수목적지원사업이 전면화된 2005년 이후 전체 대학의 약 3분의1 가량은 교육부의 주요 재정지원사업에서 한 푼도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 재정지원 미지원 대학은 2005년 84개교, 2009년 70개교, 2013년 71개교, 2016년 73개교에 달했다.

일부 대학의 재정지원사업 중복 수혜도 문제로 지적됐다. 2005년 학부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를 목표로 한 수도권대학특성화, 지방혁신역량강화(NURI)사업과 대학원 육성을 목표로 한 BK21사업에서 상위 10개 대학 중 서울대, 연세대, 경북대, 성균관대, 경상대, 전북대 등 6개 대학이 두 사업에서 모두 지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2013년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목표로 한 BK21+사업과 학부 교육역량 강화를 목표로 한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중복지원 받은 대학은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부산대, 경북대, 한양대, 경희대 등 8곳이다. 2016년 BK21+사업과 학부교육 내실화와 정원감축을 목표로 한 CK사업 상위 10개 대학 중 중복 지원을 받은 곳은 성균관대, 부산대, 경북대, 한양대, 충남대, 전북대 등 6곳이다.

박 의원은 "재정지원사업을 전면 개편하지 않는 한 특정대학이 여러 사업에서 중복수혜를 받아 재정지원을 독점하는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고, 대학의 다양한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일반재정지원사업은 성과와 경쟁 위주의 특수목적지원 사업이 낳은 폐단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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