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식 출제위원장, 2018학년도 수능 난이도 / 사진= 뉴시스

포항 지진으로 일주일 연기된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전국적으로 치러지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번 수능난이도에 대해 절대평가 방식이 도입된 영어 영역 난이도에 관해 1등급 비율(90점 이상)을 6·9월 모의평가 수준에 맞추려 했다고 밝혔다.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성균관대 중어중문과 교수)은 23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6월 모의평가 (영어 1등급 비율이) 8% 정도, 9월이 6% 이하였다. 목표치를 설정하지 않았지만 그런 정도로 예상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에 따르면 9월 모평에서 영어 영역 1등급 비율은 5.39%(2만7695명)였고, 6월 모평에서는 8.08%(4만2183명)였다. 9월 모평이 6월 모평보다 어렵게 출제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영어 영역 절대평가는 고교에서 배운 영어 성취도를 평가하고 대학에서 공부하는데 필요한 영어능력을 측정한다는 목적과 사교육비 완화의 목적으로 도입됐기 때문에 특별히 1등급 비율을 설정하진 않았다는 것이 이 위원장의 설명이다.

이 위원장은 영어 만점자 비율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만점자 비율을 고려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전년도 출제기조를 유지한다는 것과 가급적이면 사교육 부담을 배제한다는 원칙이 있다"며 "만점자 비율을 사전에 상정하는 것은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올해 2018학년도 수능 난이도에 대해서는 "난이도는 전년도 출제 결과와 올해 6, 9월 모의평가 결과를 분석한 다음 조절하는데 모의평가와 수능은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 없는 진폭이 있다"며 "난이도를 조절하면서 특별히 어려워진다, 쉬워진다 그런 개념보다는 각 영역의 특성에 맞게 사전에 정해진 난이도 구간을 잘 맞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치러진 2017학년도 수능은 국어와 영어, 수학 모두 까다롭게 출제돼 '불수능'이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영어 영역 절대평가 전환에 따른 변별력 약화 우려에 대해서는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바뀌면서 탐구 영역이나 국어, 수학의 변별력이 올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특정영역에 치중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탐구도 기본적으론 예년과 큰 차이는 없다. 영어 영역의 영향이 있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을 듯하다"고 덧붙였다.  

평가원에 따르면 올해 수능에서 국어 영역과 영어 영역은 출제 범위 내에서 다양한 소재의 지문과 자료를 활용해 출제했다. 수학 영역과 사회·과학·직업탐구 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사고력 중심의 평가에 치중했다. 수능 필수인 한국사 영역은 역사에 대한 기본 소양을 평가하기 위해 핵심 내용을 위주로 평이하게 출제했다.

이 위원장은 "학생들의 과도한 수험 준비 부담을 완화하고 학교 교육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고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전년도와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하려고 했다"며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수험생이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출제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성기선 평가원 원장을 비롯해 이준식 수능 출제위원장은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일주일간 연기돼 혼란을 겪었을 수험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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