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 센터를 신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가 세트 부문은(CE·IM) DMC연구소(세트 제품 연구)와 소프트웨어센터를 통합해 AI(인공지능) 센터인 ‘삼성 리서치’를 출범시켰다

 삼성전자는 ‘삼성 리서치’를 기반으로 인공지능 기술 강화하고 빅스비 성능을 향상시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AI는 블록체인 및 빅데이터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분야로, 사물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빅 데이터를 가공, 유용한 정보와 비즈니스 통찰력을 뽑아내는 가장 핵심적인 기술이다. 로봇으로 치면 브레인에 해당하는 분야로 당장 휴대폰과 가전기기에  AI 기술이 적용되는 등 향후 기업 경쟁력과 제품 품질을 좌우하는 필수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인 인공지능 관련 선행연구 기능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급격한 기술 변화와 업권간 융합으로 업종별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는 '빅 블러' 시대를 주도하기 위한 포석이다.

현재 삼성은 자사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시리즈를 중심으로 독자적인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사업 방향성을 뜯어보면 AI를 중심으로 사물인터넷(IoT)를 통해 기기를 한데 묶어 통합하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에 나온 갤럭시S8 시리즈를 보면 삼성전자가 구글의 지배력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삼성은 구글의 OS(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를 탑재하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했다.

아직까지 삼성은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를 탑재했지만 OS로 영역을 넓히는 등 구글로부터의 종속을 탈피하려 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한 자체 모바일 OS인 '타이젠'도 이와 비슷한 노력이다.

선진국 시장에서는 갤럭시 시리즈에 보편화된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했지만 인도 등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이머징마켓에서는 타이젠이 들어간 스마트폰으로 소비자들을 상대로 학습을 시키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가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AI 비서 빅스비(Bixby)를 만들어 갤럭시 시리즈에 탑재한 것은 구글 입장에선 선전포고와 다름이 없다. 구글 역시 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로 포스트 시대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안드로이드 OS에 의존해왔던 삼성은 우선 구글로부터 벗어나야 향후 펼쳐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한 판 승부를 벌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은 구글에 비해 하드웨어 부문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가전, TV 등 글로벌 무대에서 잘나가는 다양한 제품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코드명 '베가(Vega)'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내년 출시를 목표로 음성 인식 스피커를 개발 중이다. 디자인이나 기능 등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지만 빅스비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언어 지원이 가능해지는 시점 이후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지난 7월19일 빅스비에 영어 기능을 지원하기 시작했고, 오는 30일부터는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국어, 영어에 이은 세번째 언어 지원이다. 스페인어, 독일어 등 다른 언어의 빅스비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AI 비서는 음성만으로 정보를 확인하는 수준을 벗어나 일정을 관리하고 음식점을 예약하거나 가전기기들을 제어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자연어 처리, 딥러닝 등의 기술 고도화와 반도체 기술 발달이 맞물려 AI 비서 시장을 성장시키고 있다.

향후 손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음성명령으로 제어하게 한다는 것이 삼성의 목표인 점을 감안하면 나중에는 빅스비를 통해 각종 기기에 음성명령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렇게 되면 삼성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모든 가전기기를 하나로 묶는 등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람 말의 맥락을 이해하고 학습 능력을 갖춘 AI가 새로운 패러다임 등의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것.

기술의 발달과 AI가 맞물리게 되면 모호해져만 가고 있는 사업 간의 경계선은 더욱 희미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온오프라인을 통합한 새로운 판이 만들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업계의 빅뱅이 예고되고 있다. 새로운 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갖느냐에 따라 전 세계 시장에서의 '메이저 업체'가 갈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권오현 삼성전자 회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선 기술경쟁력 확보여부가 기업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다.

AI나 사물인터넷으로 완전히 새로운 시장이 들어서면 모든 라이프스타일이 이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게 된다. 삼성은 향후 '연결성'으로 미래 가전·미래 홈 변화를 이끌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각 기업들이 미래의 떠오르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물밑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AI 센터 신설도 AI 기술력 향상으로 업계를 선도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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