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은 전라남도 구례 지리산 자락의 3대 며느리가 총출동한 ‘감나무집 며느리들’가 전파를 탄다.

‘인간극장’에 4대가 사는 감나무집에 권력을 꽉 잡은 1대 여장부 오옥순(86) 할머니와 세 여자의 사연을 전하는 ‘감나무집 며느리들’이 방송된다.

이번주 KBS 1TV ‘인간극장’은 전라남도 구례 지리산 자락의 ‘감이라면 대한민국 일등’이라는 자부심으로 1대 시어머니부터 2대 순덕 씨 부부, 그리고 3대까지 총출동한 ‘감나무집 며느리들’가 전파를 탄다.

11월 27일에는 ‘인간극장-감나무집 며느리들’ 2부가 방송된다. 지금이야 시어머니께 큰소리치며 사는 며느리지만, 옛날에 순덕 씨는 말대꾸 한번 못했단다. 세월이 흘러 36년 차 고부는 미운 정 고운 정이 들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옥순 할머니는 하던 일도 까먹으시기 시작했다. 늘 장군 같았던 할머니가 약해지자- 온가족의 걱정이 늘었다. 어느 날, 순덕 씨가 시어머니의 방을 몰래 청소한다. 시어머니가 여기저기서 모아오신 썩은 곡식과 아끼시는 감까지 찾아 버리는데... 방주인이 도착했다!

■ ‘양심을 속이지 말자’라며 우직하게 감을 키운지 25년

울긋불긋한 지리산 자락, 단풍놀이를 즐기던 사람들의 발걸음도 붙잡는 곳이 있다. 한 집 건너 감나무가 있다는 구례. 그곳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감나무집이다.

감 농사만 25년째인 김종옥(60), 서순덕(54) 씨 부부. 혹여 감에 상처라도 날까 봐 노심초사 아기 다루듯 한다. 이제부터 감 수확 철, 1년 중 감나무집 4대가 가장 바쁜 시기다.

86세인 1대 시어머니부터 2대 순덕 씨 부부와 3대 큰아들 내외까지 꼼짝없이 감나무 밑으로 뭉쳐야 한다. 그런데 예년보다 빨리 내린 서리, 온가족이 비상이다! 순덕 씨 부부가 ‘양심을 속이지 말자’라며 우직하게 감을 키운지 25년...매년 찾아오는 단골들로 작업장은 분주하고, 주문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감 농사에 인생을 걸기로 다짐한 날부터 허투루 보낸 날이 없다.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났던 남편 종옥 씨, 늘어만 갔던 빚에 일찍이 벼농사를 했었다. 어린 자식들을 품에서 떼어내고 새벽같이 나가 밤에 귀가하던 시절을 지나 천신만고 끝에 농장을 샀었다. 그러고도 10년이 흐르고야 첫 수확의 기쁨을 누렸었다.

힘들 때마다 종옥 씨 부부가 버틸 수 있던 건, 생때같은 자식들 덕분. 그 끔찍한 내리사랑이 4대 아이들에게 내려와, 더없는 손주바보가 됐다.

■ “며느리가 뭐가 무서워” VS “내가 어머니 때문에 못 살아”

여장부 오옥순(86) 할머니. 평생 일욕심이 많아 구례 산골에서 제일가는 일꾼이었다. 오토바이를 타고 온 동네 구석구석 곡식을 모아 팔고 동네 씨름대회마다 청년들이 그녀 앞에 무릎을 꿇어 ‘오장사’라고 불렸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기억이 가물가물... 어느새 가족들의 걱정을 한 몸에 받게 되었는데...하루에도 몇 번씩 몸이 기억하는 일터를 찾아 사라지는 옥순 할머니. 가을들에서 쑥을 찾고, 온 들판의 물러서 못쓰게 된 곡식을 가져와 집안에서 썩힌다.

감나무집에서 그녀에게 맞설 수 있는 사람은 바로 2대 며느리 서순덕(54) 씨뿐이다. 과수원과 작업장을 오가며 사고 치는 시어머니가 영 탐탁지 않은데-

제발 옆에만 붙어 계시라고 감 선별장으로 모시고 오면 익지도 않은 감을 가지째 꺾어 당신 방에 걸어두니 순덕 씨, 나날이 목소리가 커진다. 그러나 옥순 할머니가 어떤 사람이던가. 듣기 싫은 소리는 안 들리는 척 오히려 역정을 낸다. 순덕 씨는 그에 지지 않고 시어머니의 뒤를 쫓는다.

왕년의 시어머니 위상을 잃어가는 원조 시어머니와 현재 감나무집의 실세 며느리 순덕 씨의 ‘고부 대첩’은 오늘도 이어지는데...

가을 지리산 자락, 구례 골목골목에 주홍빛 감들이 탐스러운 마을의 감 농사만 25년째인 부부와 4대의 사연을 전하는 ‘인간극장-감나무집 며느리들’ 2부는 11월 28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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