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그룹과 현장소통 간담회에서 구본준 LG 부회장과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동연(60)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첫 대기업 간담회 대상으로 LG그룹을 찾았다. 재계에서는 LG그룹이 간담회 1순위가 된 이유를 현재 정부의 기업지배 구조 개선, 상생 협력 등에 대한 투자 등과 관련해 가장 협조적인 모습을 보이는 대기업이라는 측면에서 찾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LG 트윈타워 동관 31층에서 열린 LG그룹과의 현장 소통 간담회에서 내년도 LG의 투자 계획과 채용 계획 등을 듣고 신사업 육성, 중소기업과의 상생 등을 주문했다.

김 부총리는 "LG는 지배구조 개선이나 상생에서 여러 모범을 보인 기업"이라면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와 어떤 기업을 만나고 어떤 순서를 할지를 고민하다보니 LG를 처음으로 찾게 됐다"고 밝혔다.

구본준(66) LG그룹 부회장은 "혁신 성장 분야에 자원을 집중해 혁신을 만들고 국가 경제에 공헌하겠다"라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자국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먼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줘서 감사하다" "지금 글로벌 경영 환경은 남다른 가치 만드는 혁신 못하면 생존 어렵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구 부회장은 또 "협력사를 대상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기술과 인프라를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다"면서 "정부와 기업이 한 마음으로 혁신 만드는 소중한 기회되기 바란다"고 했다.

간담회에서 LG그룹 측은 투자·채용 계획을 설명하면서 현안에 대한 지원을 해줄 것을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파악된다.

LG그룹은 지난 2003년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그룹 전반의 지배구조도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 받는다.

최근 LG상사 지분을 지주회사인 주식회사 LG가 사들이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실제 대기업의 자체 개혁을 강조하고 있는 김상조(55) 공정위원장은 "LG의 경우 지배구조 측면에서 크게 문제될 만한 것은 많지 않다. 11월초 뵀을 때, 일주일 뒤에 LG상사를 지주회사에 포함시키는 것을 보고 빠르다고 느꼈다"며 "LG는 그런 정도의 작업으로도 변화가 가능하다. 삼성과 현대차는 훨씬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투자에 대한 현안이 있으며, 협력사들과의 상생·협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LG그룹이 간담회 1순위로 선정되는 과정에 반영된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자사 브랜드 세탁기 제품에 대한 미국의 세이프가드(긴급 수입 제한 조치) 우려, LG화학의 경우 탄소배출권 할당량 문제로 인한 부담 등 정부에 협조를 구할 사안이 있는 상황이다.

협력사와의 상생에 관해서도 LG그룹은 '2016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대기업집단 가운데 가장 많은 계열사가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상대적으로 다른 그룹 대비 양호한 형편이라는 평가가 있다.

앞서 정부는 정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간 부문과의 현장 소통을 늘릴 목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를 통해 기업과의 면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부총리는 지난 8일 박용만(62) 대한상의 회장과의 면담 자리에서도 "앞으로 혁신기업이나 중소기업, 창업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만나려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간담회에는 정부 측에서 김 부총리 이외에 신영선(56)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 이인호(55)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최수규(58) 중소기업벤처부 차관이 참석했다.

참석한 LG 측 인사는 구 부회장, 하현회(61) 주식회사 LG 부회장, 조성진(61) LG전자 부회장, 박진수(65) LG화학 부회장, 한상범(62)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김원남(57) 탑엔지니어링 대표이사, 박용해(68) 동양산업 회장 등이다.

간담회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일자리 창출, 혁신 성장을 위한 LG그룹 측의 발제·정책 건의 과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LG그룹 측에서 건의한 내용 일부를 수용해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대한상의와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전기차·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분야 중소·중견 기업과의 간담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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