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은 가난한 사람에게 밥 한 끼를 먹일 수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는 김하종 신부님의 사연을 전한다.

‘인간극장’에 이탈리아에서 온 김하종(61) 신부님이 인생에서 잠시 길을 잃고, 허기진 사람들을 따뜻하게 반기는 ‘안나의 집’을 소개하는 ‘신부님, 산타 신부님’ 마지막편이 방송된다.

이번주 KBS 1TV ‘인간극장’은 대학원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한 후 자체적으로 종교를 수용한 한국 천주교 역사와 김대건 신부에 반해 1990년 한국행을 결심한 신부님의 사연을 전하는 ‘신부님, 산타 신부님’가 전파를 탄다.

12월 22일에는 ‘인간극장-신부님, 산타 신부님’ 마지막편인 5부가 방송된다. 오랜만에 외출에 나선 김하종 신부님. 한 행사장에서 ‘안나의 집’ 후원을 부탁하기 위한 자리를 가진다.

그날 밤, 함께 사는 홍장원 신부는 김하종 신부님을 위한 야식을 준비한다. 며칠 후, 방송인 알베르토가 ‘안나의 집’의 봉사자로 나선다!

■ 사제복이 아닌 앞치마 차림

“사랑합니다, 어서 오세요~!” 경기도 성남의 ‘안아주고 나눠주고 의지하는 집’ 이라는 뜻을 가진 무료 급식소 ‘안나의 집’. 이곳에선 사제복이 아닌 앞치마 차림을 한 신부님이 따뜻하게 사람들을 반긴다. 그는 바로 이탈리아에서 온 빈첸시오 보르도(61) 신부님이다.

이탈리아에서 농부의 아들로 자란 신부님은 어린 시절 심한 난독증(難讀症)을 겪었다. 난독증은 학습장애로 이어졌고 신부님은 열등감에 시달렸다.  그러나 이런 남모른 아픔으로 인해 타인의 아픔을 크게 공감하여 봉사의 길을 결심했다.

결국 사제의 길을 선택한 그는 사제 서품을 받고 3년 후 한국으로 왔다. 한국에 오자마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 나섰고 달동네가 밀집한 성남에 정착했다. 초창기 가난한 아이들을 위한 공부방에서 일하고, 독거노인을 위한 무료급식소를 시작했던 신부님.

그러던 중 1998년 IMF 이후 실직자와 노숙인들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신부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실내 무료급식소인 ‘안나의 집’을 만들었다.

■ 매일매일 500인분의 급식 준비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김하종 신부님의 하루는 누구보다 바쁘게 흘러간다. 신부님은 매일같이 새벽 미사를 드리고 청소년들과 노숙인들의 쉼터를 돌아본다. 그리고 ‘안나의 집’으로 출근해서 직접 앞치마를 두르고 매일매일 500인분의 급식을 봉사자들과 함께 준비한다.

‘안나의 집’에서 신부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안나의 집’을 운영하는 대표이지만 신부님은 급식 메뉴 선정부터 재료 손질, 요리, 청소 등 수고스러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 자신이 봉사자이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한다.

하루 한 끼가 전부인 가난한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일 수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는 신부님은, 고마운 후원자들을 찾아 어디든 간다.

‘안나의 집’에서 저녁 배식을 끝내고 퇴근하면 신부님은 수도원이 아닌 또 다른 곳으로 향한다. 바로 이동 청소년 상담소인 ‘아이들을 지켜주는 트럭’이라는 뜻의 ‘아.지.트’. 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눈빛으로 위로와 평안을 나눈다.

■ ‘하느님의 종’ 뜻의 한국인 김하종

27년간 꾸준히 봉사를 실천하는 신부님에겐 특별한 가족이 있다. 그중 한 명이 ‘안나의 집’을 든든하게 총괄하는 봉사자 요한 씨다. 약 20년 전, 요한 씨는 ‘안나의 집’에 급식을 먹으러 온 노숙인으로 신부님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다른 노숙인들과는 달리 요한 씨는 밥을 먹은 후 말없이 빗자루를 들고 안나의 집 주변을 청소했다. 매일매일 그는 그렇게 밥을 먹고 청소를 한 후에야 거리로 돌아갔다. 그런 요한 씨 모습에 가슴이 뭉클해진 신부님이 그에게 ‘안나의 집’에서 일해 줄 것을 부탁했다. 요한 씨는 정식 직원이 돼 20년을 신부님과 함께 해오고 있다.

미혼부 재우 아빠, 노숙인 미혼모 미자 씨도 신부님의 오랜 인연이다. 신부님이 돌봐주었던 그들이 아이를 낳아 다시 신부님 품으로 깃들었다. 그렇게 가족이 된 이들처럼, 몇 주 전, 신부님에게 또 한 사람이 찾아왔다.

노숙인 임씨다. 낡은 배낭 하나만을 지닌 채 허름한 행색으로 안나의 집에 와서 밥을 먹는 임씨에게 신부님은 쉼터에서 지내기를 권유했다. 일자리 소개도 받으며 잘 적응해나가는가 싶었던 임씨는 결국 도망을 치는데...

신부님은 2년 전 귀화해서 ‘하느님의 종’ 이라는 뜻의 한국인 이름 김하종으로 살고 있다. 매일매일 ‘안나의 집’을 찾아오는 500여 명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정성스럽고 따뜻한 밥 한 끼를 대접하는 김하종 신부님.

어쩌면 그는 이 시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진정한 산타클로스일지도 모른다.

가난한 사람에게 밥 한 끼를 먹일 수 있음을 감사하게 여기는 김하종 신부님의 사연을 전하는 ‘인간극장-신부님, 산타 신부님’ 마지막편 5부는 12월 22일 오전 7시 50분 KBS 1TV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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