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의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와 자율주행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자율주행 기술의 강자로 꼽혀온 美 오로라 이노베이션과 제휴하는데 성공하면서 자율주행차 부문에서 대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현대차와 美 오로라 사는 오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에서 레벨 4 수준(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의 도심형 자율주행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 공동 노력을 펼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번 협업에 이어 지속적인 기술 교류를 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내용의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 계획을 오는 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가전박람회(CES) 현대차 미디어 행사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단계를 1~5레벨로 나눈다. 1레벨은 운전자 지원 기능으로 운전 시 차가 조향 및 감속을 지원한다.

2레벨은 부분 자율주행으로 운전 중에 2가지 이상의 자동화 기능이 동시에 작동할 수 있는 단계다.

3레벨부터 자동차 스스로 주변 환경 파악이 가능한 조건부 자율주행 단계다. 자율주행을 하지만 특정 조건에서는 운전자가 개입해야 한다.

레벨 4는 이상은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다. 레벨4는 대부분의 도로에서 운전자 개입없이 차량 스스로 주행이 가능한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레벨5는 운전자 없이 움직이는 완전 무인 자동차를 의미한다. 구글은 지난해 이미 레벨 4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했다.

지난해 11월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에서 자율주행차를 담당하는 웨이모는 운전석을 모두 비운 채 뒷자석에 시민을 태우고 달리는 내용을 담은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왔다'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세계 최초로 운전자 없이 자율주행차의 공공도로 시험운행을 진행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오로라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를 조기 출시해 시장을 선점할 토대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두 회사는 앞으로 3년 이내에 업계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우선적으로 구현해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차그룹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오로라는 구글의 자율주행 기술 총책임자였던 크리스 엄슨,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총괄 스털링 앤더슨, 우버의 인식기술 개발 담당 드류 배그넬 등 전 세계 자율주행 기술의 선구자들이 창립해 업계의 주목을 받는 기업이다.

특히 자율주행 분야 소프트웨어 솔루션 개발, 각종 센서 및 제어기, 클라우드 시스템과 연결돼 정보를 주고 받는 백엔드 솔루션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자율주행기술 테스트 위해 스마트시티 선정

 두 회사는 우선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할 최적의 스마트시티를 선정할 계획이다. 스마트시티는 대도시 전체에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적용돼 전반적인 운영 효율화, 지능화가 가능한 기술 주도형 도시를 뜻한다.

스마트시티 내 모든 도로에는 차와 도로가 서로 소통할 수 있는 V2X(차량-사물통신·Vehicle to Everything) 인프라가 구축돼 있다. 완벽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연하는 데 최상의 환경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구현된 자율주행 기술은 스마트시티 내로 한정되지만 상용화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들은 전 세계 모든 도시에서 활용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오로라 프로젝트는 자율주행 기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두 회사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각종 데이터와 제어 기술을 공유하고 통합 자율주행 솔루션을 개발하는 데도 서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 현대차, 자율주행차 개발에 전사적 노력

이번 프로젝트에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가 최우선적으로 활용된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수소전기차에 자율주행 4단계 수준의 기술을 탑재해 다음달부터 국내 고속도로와 시내 도로에서 시연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자동차 기술의 핵심으로 여겨지는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5년 말 미국 네바다주로부터 투싼 수소전기차와 쏘울전기차(EV) 자율주행 운행 면허를 취득했다. 2016년에도 아이오닉 자율주행차에 대해 자율주행 운행 면허를 획득한 바 있다.

 2016년 3월에는 국내 업체 최초로 우리 정부로부터 자율주행 시험 운행 허가를  받아 본격적인 테스트를 진행 중에 있다.

 현대·기아차의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은 지난해 열린 CES에서 아이오닉 기반의 자율주행차가 라스베이거스 도심 주야 자율주행 시연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해 8월부터 경기 화성시에 있는 14㎞ 구간에 V2X 인프라 구축을 완료하고 관련한 서비스 검증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자율주행기술은 세계 어디에서라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때 신뢰받을 수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오로라와 함께 기술 혁신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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