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정부가 환경 보존을 위해 유명 휴양지 보라카이섬을 4월 26일부터 최대 1년간 폐쇄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부 리조트는 영업이 중단됐고, 폐쇄기간은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CNN필리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로이 시마투 필리핀 환경부 장관을 비롯한 관광부, 내무부 장관으로 이뤄진 대책위원회는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국민 건강과 공익을 위해 최대 1년 동안 보라카이 섬을 폐쇄할 것을 건의했다”고 밝혔다.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폐쇄 권고 이유는 △해변 오염을 유발하는 섬의 열악한 하수 시설 △비효율적인 고형 폐기물 관리 △습지에 들어선 불법 건축물 등이다. 오는 19일에 예정된 필리핀 국무회의에서 논의해 폐쇄 방안을 이달 말쯤 공식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보라카이를 ‘시궁창’(cesspool)이라고 부르며 하수와 쓰레기가 보라카이 섬 환경을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필리핀 정부가 보라카이 환경정화를 위해 섬을 폐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환경정화 작업에 대한 최종 결정은 환경부 장관이 내리는 만큼 보라카이는 1년간 폐쇄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 파즈 루나 환경부 차관은 “1년 이내에 섬 청소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그동안 일자리를 잃게 되는 노동자들을 위해 주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결정에 리조트 업체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라카이 리조트 웨스트 코브는 지난주 정부의 폐쇄 결정에 문을 닫았다. 무허가 건물이라는 이유였지만 리조트 업체는 법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며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 관광객이 특히 많이 찾는 보라카이에는 지난해에만 관광객 200만 명이 몰렸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36만명에 달한다. 국내외 여행업계는 필리핀의 이같은 입장에 관광객 모집, 예약 환불 정책 등의 대책 마련에 고심중이다.

특히 한국에 취항하는 필리핀 국적의 한 항공사는 보라카이를 대체할 노선을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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