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차기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26일(현지시간) 전국에서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압델 파타 엘시시(64) 대통령의 연임이 예상되고 있다.

투표는 이집트 전역의 투표소 1만3천600여 곳에서 28일까지 사흘 동안 진행된다. 대통령 임기는 4년이고 유권자는 18세 이상의 국민 약 5천900만 명이다. 투표 결과는 다음 달 2일 공식적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집트에서 세 번째 치러지는 이번 대선에서는 엘시시 현 대통령과 무사 무스타파 무사(66) 가드(내일)당 대표 단 2명만이 출마했다.

지난 1월 사미 아난 전 이집트 육군참모총장이 군부에 체포되고 아흐메드 샤피크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잠재적 대선 후보들이 줄줄이 낙마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집트 정부가 엘시시 대통령의 경쟁자들을 제거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AFP 통신등 외신은 엘시시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무사 대표는 자금난으로 선거운동을 지속하는 것 조차 어려운 '들러리 후보'로 평가됐기에 엘시시 대통령의 경쟁자는 사실상 없다고 판단된다.

2014년 6월 취임한 엘시시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2022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현행 이집트 헌법은 대통령의 3연임을 금지하고 있어 엘시시 대통령의 임기는 4년 안으로 막을 내리게 된다.

당선이 유력한 엘시시 대통령은 2013년 무함마드 무르시 민선 정부를 전복한 쿠데타를 주도했고 이듬해 대통령에 올랐다. 2014년 당선됐을 때 득표율 97%(투표율 47.5%)를 기록하며 압승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집트 국민이 물가 급등 등 경제난으로 고통받는 상황에서 민심이 투표율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일부 야권 인사들은 유권자들에게 보이콧을 촉구하기도 했다. 개혁개발당을 비롯한 이집트 내 8개 야당과 야권 인사 약 150명은 지난 1월 말 선거가 공정하지 못하다며 유권자들에게 투표하지 말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