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무려 4명의 사망자를 냈지만 어플루엔자(affluenza), 일명 '부자병'을 인정받아 보 보호관찰선고를 받은 뒤 또 다시 술을 마신 후 도피해 징역형을 받은 이선 카우치(20)가 약 2년 만에 자유의 몸이 됐다.

2일(현지시간) 미국 ABC뉴스, AP통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카우치는 본래 내려졌던 보호관찰을 위반해 텍사스 주 댈러스 인근의 포트워스 태런트 카운티 감옥에서 약 2년만에 출소했다.

카우치는 16세이던 2013년 6월 친구들과 마트에서 맥주를 훔친 뒤 음주운전으로 4명을 치어 숨지게 하고 9명에게 중상을 입혔다. 당시 카우치의 혈중알콜농도는 허용치의 3배가 넘는 수준이었다.

살인혐의로 기소된 카우치의 변호인은 '부자병'을 변론 근거로 내세웠고,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당시 10년 간의 보호관찰을 선고했다. 더불어 법원은 보호관찰 기간 동안 운전과 술, 약의 복용을 금지하고 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부자병이란 어플루언트(affluent·풍부한)와 인플루엔자(influenza·유행성독감)의 합성어로 '어플루엔자'(Affluenza)라고도 부른다. 이는 풍요로워질수록 더 많이 갖고자 하는 현대 질병 중 하나로, 삶에 대한 무력감, 스트레스, 쇼핑중독, 감정통제불능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당시 미국 사회에서는 공식 병명으로 인정받지 못한 '부자병' 때문에 4명을 죽게 하고도 보호관찰 처분이 내려졌다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2년 후인 2015년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상에 카우치가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게임을 하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유포되자 카우치의 엄마는 그와 함께 멕시코로 도피했다. 이에 법원은 그에게 보호관찰을 위반한 혐의로 미국으로 압송된 카우치에게 2년형을 선고했다.

카우치의 변호인 측은 20세의 나이로 석방된 카우치에 대해 "그는 범행에 대해 모든 것을 인정했으며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남아있는 보호관찰을 성실히 이행하고 준법시민으로 살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월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