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철 카이스트 총장.

전 세계 50여명의 로봇 전문가들이 카이스트의 '국방 인공지능(AI)' 무기 연구를 지적하며 카이스트와의 모든 공동연구를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따르면 로봇 전문가들은 다음 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유엔 차원의 자율살상무기( lethal autonomous weapons) 관련 논의를 앞두고 이날 카이스트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카이스트 연구센터가 AI 기술을 이용한 '킬러 로봇' 개발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학자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자율살상무기를 억제하는 유엔 차원의 논의가 진행 중이고 각국의 선제적 금지 움직임도 활발한 상황에서 카이스트의 이번 시도가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이스트 총장이 인간의 통제가 결여된 자율적 무기 개발을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주기 전까지 우리는 카이스트와 어떤 부분과도 공동 연구를 하지 않겠다"고 쐐기를 박았다.

토비 월시 뉴사우스웨일스대 AI 담당 교수 역시 "카이스트의 움직임은 무기 경쟁만 가속화할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신성철 카이스트 총장은 성명을 통해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카이스트는 킬러 로봇을 개발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신 총장은 "교육 기관으로서 우리는 윤리적 기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카이스트는 인간의 통제력이 결여된 자율살상무기를 포함해 인간의 존엄성에 반하는 연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카이스트는 지난 2월 20일 한화시스템과 공동으로 국방 AI 융합연구센터를 개소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부상한 AI 기술과 국방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날 카이스트는 정식 해명자료를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구 및 교육 기관으로서 인공지능을 포함한 모든 기술의 적용에 대한 윤리적 우려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인권과 윤리적 기준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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