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35년 만에 첫 상업영화관이 오는 18일 수도 리야드에 영화관이 문을 연다.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사우디 공공투자기금(PIF)은 이날 자회사인 개발투자 엔터테인먼트 컴퍼니(DIEC)가 미국 2위 극장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와 향후 5년간 약 40개의 영화관 개설에 대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사우디는 1970년대까지 영화관이 있었지만 1980년대 초 모든 영화관의 운영을 금지했다. 1979년 이란이 이슬람 혁명으로 보수적인 신정일치 통치로 급변하자 이에 영향을 받은 사우디 역시 보수적인 이슬람 성직자들의 강력한 요구때문이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재 수백 만명의 사우디인들은 열정적인 미디어 소비자로서,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보고 있다.

이에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추진하는 경제·사회개혁의 하나로 지난해 12월 영화관 금지령을 해제했고, 지난달부터는 상업영화관 영업면허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오는 18일 리디야 압둘라 금융가에서 문을 열게 될 영화관에서 상영될 첫 영화는 마블사의 히어로물인 '블랙 팬서'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영화관은 남성과 여성이 모두 출입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아직 사우디에는 여성들의 출입이 금지된 공공장소가 많다.

이번에 개관하는 첫 영화관은 킹 압둘라 금융지구에 자리 잡았다. 원래 교향악 콘서트홀로 쓰려고 했던 건물로, 본 상영관은 500석의 가죽 좌석과 발코니석, 대리석으로 된 화장실 등을 갖추고 있다고 AMC 최고경영자 애덤 애런은 한 인터뷰에서 소개한 바 있다. 이곳에 3개의 스크린을 추가할 예정이다. 

DIEC와 AMC는 이번 협약을 통해 우선 향후 5년간 사우디 15개 도시에서 약 30~40개 정도의 영화관을 개설할 예정이며, 2030년까지 사우디 약 25개 도시에 총 50~100개 정도의 영화관을 열기로 했다.

두 회사는 사우디 영화산업에서 5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세웠다. FT에 따르면 사우디의 영화산업은 향후 수년 간 약 10억 달러(약 1조58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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