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가 처음으로 미국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데이터 스캔들'에 대해 사과했다.

10일 (현지시간) 청문회에 출석한 저커버그는 평소 즐겨입던 셔츠 차림 대신 감색 정장에 푸른색 넥타이를 매고 출석했으며 청문회는 미국 주요 방송사를 통해 생중계됐다.

AP와 CNN 등 외신들은 저커버그가 미 상원 법사위원회와 상무위원회 합동 청문회에 출석해 페이스북에서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에 대해 "전적으로 나의 실수이다. 죄송하다"라며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저커버그는 청문회에서 "이상적이고 낙관적인 생각으로 페이스북을 만들었지만,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고, 페이스북이 해를 끼치는 데 사용되는 것을 충분히 막지 못했다"며 "이런 상황은 가짜 뉴스, 외국의 선거 개입, 혐오 발언 등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은 영국 케임브리지대 알렉산드르 코건 교수가 성격 검사 용도로 수집한 8700여 명의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가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이용됐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이에 저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의 스캔들을 수사라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도 협력하고 있다"고 밝히며 "재발 방지를 위해 수만 개에 달하는 앱 중에서 '다수의' 앱에 대한 실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가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페이스북 창업 이후 처음이다. 저거버그는 청문회 출석에 앞서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가 공개한 서면 증언에서도 "지금 일어난 일의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 "우리의 책임을 충분히 넓은 시각으로 보지 않은 것은 큰 실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5시간 이상 지속된 청문회에도 CNN방송은 "저커버그가 상원의원들의 추궁에도 큰 타격을 입지않았다"라고 평가했다. 평소 고집하던 캐주얼 차림 대신 정장을 차려입고 나온 것 역시 효과를 발휘했다고 전했다.

이날 청문회 이후 CNBC에 따르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페이스북 주가는 전일 대비 7.11 달러(4.50%) 오른 165.04 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페이스북 주가는 최근 두달새 20% 이상 하락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기술주 강세 현상으로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2월  1일 193.09 달러까지 상승했지만 3월 말 개인 정보 유출 사태가 불거지면서 152.22 달러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저커버그 CEO가 이날 청문회에 출석, 정면 돌파를 시도하면서 급등세로 전환했다. 이날 주가 상승폭(4.50%)은 최근 2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커버그는 11일에는 하원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에 각각 다시 출석해 정보유출 의혹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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