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야권연합인 희망연대(PH)의 대표 마하티르 모하마드 전 총리가 9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승리했다. /사진제공=뉴시스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모하맛(93) 전 총리가 은퇴 15년만에 다시 총리 자리에 올랐다.

10일 더선데일리, 더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마하티르 전 총리가 이끈 야권연합인 희망연대(PH)가 지난 9일 열린 총선에서 하원의석 222석 중 과반인 112석에 1석을 더 확보 113석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집권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의 나집 총리가 이끈 여당연합인 국민전선(BN)은 79석을 얻는데 그쳤다.

1946년 창당된 UMNO는 1957년 말레이시아가 영국에서 독립한 후 집권당이 되어 61년간 말레이시아 총리를 배출해왔지만, 이번 총선을 통해 야권연합에 자리를 내주게 됐다.

마하티르 전 총리 역시 UMNO 소속으로 지난 1981년부터 2003년까지 22년간 총리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나집 현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하티르는 2015년 터진 나집 총리의 부패 스캔들을 계기로 정계 복귀를 마음 먹었다. 나집 총리의 퇴진 운동을 주도한 그는 지난 2016년 UMNO를 탈당했고, 야권연합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2월 PH의 총리 후보로 나섰다.

마하티르 전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정권교체 이후에도 부패스캔들 연루 의혹을 받고 있는 나집 총리에 대한 정치 보복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복수를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법치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하티르는 '말레이시아의 국부'와 '개발독재자'라는 양극적인 평을 동시에 받는 인물이다. 22년간 총리로 집권하며 말레이시아의 산업화와 근대화를 이끌었으나,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국제통과기금(IMF)의 구제 금융을 거절하며 서구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강조해 권위주의적 통치자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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