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로스. /사진제공=뉴시스

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굿바이 컬럼버스'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를 펼쳐낸 소설가 필립 로스가 22일(현지시간) 향년 85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로스는 22일 밤 뉴욕 맨해튼의 한 병원에서 울혈성 심장질환으로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로스는 솔 벨로, 존 업다이크 등과 함께 20세기 후반 미국 문학을 대표하는 남성 작가 중 한 명을 꼽힌다.

1933년 미국 뉴저지의 폴란드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나 시카고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한뒤, 군대에서 부상으로 명예제대했다. 현대 미국 사회를 시원하게 꼬집었으며, 유대인 남성으로서의 삶과 신구갈등을 신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파헤친 단편집 '굿바이 컬럼버스(1959)'로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이어 1969년 발표한 '포트노이의 불평'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온갖 자위행위를 시험해보는 주인공 알렉산더를 통해 미국 남성, 미국 사회의 성장통, 억압과 자유를 향한 욕망 등을 그려내 호평과 논란을 동시에 불러일으킨 소설로 유명하다.

데뷔 이후 50여년간 31편의 소설을 써내며, 펜포크너상, 퓰리처상, 미국문학예술아카데미상, 문화예술훈장 등 수많은 상과 훈장을 받았다. 특히 '미국의 목가(1997)'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1998)' '휴먼 스테인(2000)'은 로스의 일명 '미국 3부작'으로 꼽힌다.

70살이 넘는 나이에도 왕성한 작품활동을 보였던 로스는 2012년 프랑스 한 잡지 인터뷰를 통해 "더 이상 쓸 것이 없다"며 절필을 선언했고, 마지막 소설 '네메시스'를 끝으로 펜을 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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