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교육청이 전주 상산고등학교의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발표날인 20일 '전북의 자부심, 상산고를 지켜주세요'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전주상산고 79.61점, 안산동산고는 62.06점 큰 점수차 동반취소 논란
교육부 "기존 원칙을 지키느냐 교육자치를 존중하느냐" 딜레마 빠져

전북교육청이 20일 전주 상산고등학교에 대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경기도교육청도 같은날 안산 동산고등학교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운영 성과를 평가한 결과 재지정 기준 점수(70점)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주 상산고는 교육부가 제시했던 재지정취소 기준점인 70점은 넘겼지만 전북교육청이 설정한 점수인 80점에는 미달했기 때문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전주 상산고가 획득한 점수는 전북교육청의 기준점수인 80점에 0.39점 미달한 79.61점을 받았다. 안산동산고는 100점 만점에 62.06점을 받았다. 교육부가 정한 자사고 재지정 기준점은 70점이기 때문에, 안산동산고는 이번 평가 결과 지정 취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전주 상산고와 안산 동산고가 기준점이 다르게 자사고 취소 결정을 내려야 하는 교육부가 딜레마에 빠졌다. 기존 원칙을 지키느냐 교육자치를 존중하느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가 제시했던 재지정취소 기준점인 70점은 넘겼지만 전북교육청이 설정한 점수인 80점에는 미달했기 때문에 기존 원칙을 지키느냐 교육자치를 존중하느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부 김성근 학교정책실장은 20일 오전 11시 기자들을 만나 "학교현장의 혼란이 없도록 신속하게 동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부당한 결론에 도달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전북교육청은 이날 오전 11시 "상산고가 기준점수인 80점에 0.39점 미달한 79.61점을 받았다"며 "7월 초 청문을 거쳐 중순에는 교육부 장관에게 재지정 취소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시도교육감이 자사고를 지정취소할 경우 10일 후 해당 학교의 청문을 거친 뒤 20일 이내 교육부장관의 동의를 신청해야 한다. 동의신청을 접수한 교육부는 자문기구인 지정위원회는 심의를 거친다. 교육부 장관은 지정취소 동의신청을 받은 날로부터 50일 이내에 동의여부를 결정하고, 필요시 2개월 범위에서 연장할 수 있다.

교육부 장관이 자사고 지정 취소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결정하면 비로소 교육감이 지정 취소 및 일반고 전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지난 2014~2015년 1기 재지정평가 때와 마찬가지로, 교육부 장관이 동의하지 않으면 교육감의 지정취소 결정도 없던 일이 된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전국 교육청에 제시한 자사고 재지정 커트라인은 70점이다. 이 역시 1기 기준이었던 60점에서 10점을 올린 점수다. 이에 대부분 시도교육청이 기준점수를 70점으로 정했지만 전북교육청은 그보다 10점 높은 80점을 기준점수로 제시하며 '표적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교육부의 동의 여부는 3개월, 최대 5개월까지 소요될 예정이다. 빠르면 한 달도 채 걸리지 않지만, 다른 시·도의 자사고 지정취소 요청까지 한 번에 심의하며 늦어질 경우 고입시행계획이 확정되는 9월 6일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20일 안산 동산고등학교의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의 운영 성과를 평가한 결과 재지정 기준 점수(70점)에 미달했다고 발표했다. 

도교육청은 이에 따라 다음 달 동산고 청문과 교육부 동의 절차를 밟는다. 안산동산고는 평가점수에서 100점 만점에 62.06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가 재지정 취소에 동의하면 동산고는 2020년 2월29일자로 자율학교 운영을 종료하고 일반고로 전환된다. 다만 현재 재학 중인 학생들은 졸업까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한다.

도교육청은 5년마다 자사고의 재지정 평가를 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교육 전문가, 연구원, 교수, 시민 등 7명의 자사고 자율학교 등의 지정·운영위원회를 꾸렸다.

자율학교 운영위원회는 4월22일부터 지난달 3일까지 동산고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온라인 만족도 설문조사에 이어 지난달 8일 현장 평가했다. 이들은 학교운영, 교육과정 운영, 교원의 전문성, 재정과 시설 여건, 학교 만족도 등 27개 지표로 평가했다.

앞서는 안산동산고가 3월25일 학교 자체 평가 보고서를 도교육청에 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동산고가 지정 목적에 맞게 자사고를 운영했는지 여부를 내·외부 평가 전문가들이 공정하고 엄정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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