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지구를 위협할 소행성을 처음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지난해 8월과 올 4월 짧은 관측을 통해 발견한 소행성의 궤도와 위치 중 일부(2019년 7월 1일 기준). 지구(파란색)를 뒤따르는 2018 PM28과 그림 위쪽에 화성 궤도(황토색)를 너머 이동 중인 2018 PP29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한국천문연구원 제공)

지난해 8월, 올 4월 관측을 통해 소행성 궤도 발견
외계행성탐색시스템 관측, 국제연맹서 확인받아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이 수 십년 뒤 지구와 충돌가능성이 있는 160m급 크기로 추정되는 ‘지구위협소행성’을 최초로 발견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해 8월 외계행성시스템(KMTnet)을 활용해 발견한 새로운 천체가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로부터 지구위협소행성으로 확인받아 ‘2018 PP29’로 명명됐다고 25일 밝혔다.

천문연은 이에 앞서 미래 탐사임무에 적합한 또다른 천체를 발견하고 국제천문연맹 소행성센터는 이를 근지구소행성(NEA·Near Earth Asteroid)으로 분류, 임시번호 ‘2018 PM28’을 부여했다.

지구위협소행성은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근지구소행성 중 지름이 140m 보다 크고 지구와의 최소 궤도 교차거리가 0.05AU(약 750만㎞) 보다 가까운 천체를 말하며 근지구소행성(NEA)은 궤도 운동 중 태양까지의 최소거리(근일점 거리)가 1.3AU(약 1억 9500만㎞) 보다 작아 지구 공전궤도 근처에 분포하는 천체다.

천문연 문홍규 박사팀은 지난해 8월 칠레, 호주, 남아공  관측소에서 운영하는 지름 1.6m급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 망원경 3기로 두 소행성을 검출했다. 이어 2018 PM28과 2018 PP29에 대해 각 44일과 10일 동안 궤도 운동을 추적해 정밀궤도를 얻는 데 성공했다.

지구위협소행성 PP29는 발견 당시의  밝기와 거리, 소행성의 평균반사율을 고려하면 160m급 크기로 추정된다.

지름 140m급 천체와 지구가 충돌할 경우 반경 수백㎞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시가 필요하다.

PM28은 크기가 직경 20~40m 사이로 추정되며 궤도는 지구위협소행성의 조건에  부합하지만 충돌이 일어났을 때 반경 수백㎞ 지역에 재난을 초래할  수 있는 크기인 지름 140m 보다 작아 지구위협소행성으로 분류되지는 않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PM28은 지구와  비슷한 궤도로 공전하는 특이한 움직임을 보인다. 근지구소행성 대부분은 궤도가 긴 타원모양이고 궤도평면이 지구  공전궤도면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

하지만 PM28은 알려진 근지구소행성 가운데 원궤도에 가깝기로는 상위 1%, 지구 공전궤도면과 가까운 상위 10%에 들고 궤도장반경은 1.026AU로 지구 궤도장반경인 1AU에 가까운  상위 2%에 포함된다. 이런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소행성은 현재까지 총 9개가  발견됐으며 이중 PM28보다 오랜 기간 관측된 경우는 3개다.

연구팀의 계산 결과 향후 100년동안 PM28은 충돌 위협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PP29의 경우 NASA 제트추진연구소의 센트리(Sentry) 시스템은 PP29가 2063년과 2069년 지구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했다.

  2회의 충돌 확률은 약 28억분의 1로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만 미래 충돌위협을 구체적으로 예측하거나 소행성 탐사 임무 대상으로 결정키 위해서는 정밀궤도와 자전특성, 구성물질과 같은 다양한 성질을 추가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것이 연구팀의 입장이다.

천문연은 지난 2015년  말부터 외계행성  탐색 외에  초신성, 은하, 소행성  등 다양한 연구목적으로 운영하는 KMTNet망원경은 미국 NASA가 주도하는 소행성 탐사관측 프로젝트에  쓰이는 다른  망원경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첨단 장비다.

두 소행성을 발견한 정안영민 천문연  박사는 "한국 최초의 지구위협소행성 발견은 외계행성탐색시스템의 광시야 망원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의 미래 소행성 탐사를 위한 기반연구를 꾸준히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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