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세 인상을 주장한 세계적인 투자가 조지 소로스 오픈소사이어티 재단 이사장이 지난 2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슘페터 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트럼프·워런등 대선주자들에게 "부유세 인상" 공개 서한
초고소득 상위 0.1%에 적용…美 유권자 74% 도입 찬성

미국의 대표적인 부호 19명이 초고소득자들에 알맞는 부유세를 부과할 것을 공개서한을 통해 요청하고 나섰다.

이들은 "미국은 우리의 부에 세금을 더 내도록 할 도덕적, 윤리적, 경제적 책임이 있다"고 자신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할 것을 요구했다.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적인 투자가 소지 소로스, 페이스북 공동 설립자 크리스 휴즈 등 미국 억만장자 19명은 초고소득자들에 알맞는 부유세를 부과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고 전했다.

2020년 차기 미 대선에서 부유세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이들은 소득 상위 0.1%에 달하는 초고소득층에게 적용하는 이른바 부유세(Wealth Tax)를 도입하자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부유세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고, 경제를 개선하고, 건강 결과를 개선하고, 공평하게 기회를 창출하고, 우리의 민주적 자유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공개한 편지가 어느 특정 후보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며 비당파적인 것이라고 말했지만, 미 민주당 대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제안한 부유세를 언급했다.

워런은 자산 5000만달러(579억원) 이상의 초고소득층에게 연간 2%의 부유세를 부과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부유세가 도입되면 10년간 2조7500억달러(3183조원)에 달하는 추가 재정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편지에는 워런의 제안에 대해 "수백만 가족들에게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편지에서 이들은 부유세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며 수 백만명의 중산층 미국민들이 이미 재산 1호인 주택 등 부동산에 대한 재산세 형태로 물고 있는 세금이기도 하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이미 2020대선 예비 후보들 가운데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피트 부트저지,  텍사스 주의원 출신의 베토 오루어크 등이 이미 이 부유세 증세 정책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힐-해리스엑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74%가 부유세 도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에서도 65%가 이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999년 국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1회성 부유세를 제안했으나 대통령 당선 이후 이같은 제안은 현실화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미국 국가경제연구국(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이 최근 발간한 한 논문에 따르면, 미국 0.1%에 달하는 초고소득층이 가진 재산이 미 전체 소득의 5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1970년대 당시 상위 7%의 소득, 하위 90%의 재산과 맞먹는 것을 나타났다.

미 국세청(IRS)에 따르면 고소득층은 지난해 27.4%에 달하는 가장 높은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있으나, 상위 0.01%는 평균 세율이 이보다 낮은 세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유세 제안에는 소로스와 휴즈를 비롯해 부호 가문의 상속인 가운데 한 명인 라이젤 프리츠커 시먼스, 찰리 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의 딸 몰리 밍거, IT기업 아사나 공동설립자 저스틴 로즌스타인, 미 신발제조기업 스트라이드 라이트 회장 아널드 하이어트, 디즈니 상속녀 애비게일 디즈니 등이 19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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